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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중주(콰르테트: quartet, quartett)

by Vnuk 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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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중주(콰르테트: quartet, quartett)

콰르테트(quartet, quartett)라고도 하며, 4개의 독주 악기로 이루어진 중주이다. 18세기 말엽부터 이러한 종류의 것이 유행하였는데, 이것은 화성적 음악이 융성해진 데에도 관계가 있다. 피아노(또는 쳄발로)가 함께 연주하는 중주와, 멜로디 악기만으로 된 중주가 있는데, 이점은 다른 중주와 같다. 피아노가 있을 때는 현(바이올린, 비올라, 쳄발로)을 동반하는 피아노 4중주가 가장 보통이나, 한편 바이올린 대신에 오보에 같은 관악기를 사용하는 4중주도 있다. 피아노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의 가장 많은 예가 현악 4중주이다. 그밖에도 관악기만으로 하는 것, 관악기와 현악기로 하는 것 등 그 편성은 다양하다. 이 밖에 4종류의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색소폰 4중주 등도 있다.

현악 사중주는 실내악에서 중요한 악곡으로, 18세기 이래 여러 음악가가 현악 44 중주곡을 썼다.

 

현악 사중주의 색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모든 악기가 음을 동등하게 분담한다는 것이다. 오늘날도 여전히 이 기준은 변하지 않아 이 동등성에 대한 평가는 좋은 현악 사중주를 구별하는 기준이 된다

현악 4중주는 4명의 현악 연주자로 이루어진 중주 혹은 이를 위한 곡을 말하며 실내악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현재에도 널리 작곡되고 연주되고 있다.

인원 구성은 보통 2명의 바이올린 연주자와 1명의 비올라 연주자, 1명의 첼로 연주자로 이루어진다. 현악 4중주는 최소의 악기로 최대의 음악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편성이기 때문에 실내악에서 가장 중요하고 완성도가 높은 장르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다른 형태의 실내악도 대부분 현악 4중주를 기반으로 해서 다른 악기를 추가하거나 일부를 다른 악기로 교체하는 식으로 작곡되고 연주된다. 현악기 연주자 네 명이 연주하는 악곡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전통적으로 현악 4중주는 교향곡처럼 큰 규모의 4악장 형식을 갖추고 있다.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은 보통 빠르고, 고전적인 4중주에서 중간 악장은 느리거나 춤곡 형식(미뉴에트, 스케르초, 푸리안트)이다. 이와 배치되는 유명한 사례도 더러 있긴 하나, 20세기에는 음악가들이 점차 이런 구조를 버리게 되었는데, 베토벤의 후기 현악 4중주 작품에서 구조상의 큰 변화가 이미 보인 바 있다.

1. 역사

1) 현악 4중주의 기원

실내악의 기초적 형태는 16세기경 마을의 행사나 귀족들의 파티 등에 소수의 연주자가 합주 형태로 흥을 돋우기 위해 곡을 연주했던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4 성부 이상의 합창곡의 일부 또는 모든 파트를 악기로 대체해서 연주하는 때도 있었는데, 종종 대체연주를 넘어 아예 악기를 위한 합주곡이 작곡되는 예도 있었다. 이런 의도로 작곡된 합주곡의 예시로 르네상스 후기의 작곡가인 지오반니 가브리엘리(Giovanni Gabrieli, 1557-1612)sonata pian'e forte (소나타 피아노 에 포르테)가 있는데, 악보를 보면서 들으면 알겠지만, 기악곡임에도 불구하고 가사만 붙이면 바로 합창곡으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선율이나 전개 방법이 다성부 합창곡과 같다. 그래서 이 시기의 기악곡들은 대부분 딱히 악기 지정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음역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어떤 악기로도 연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크 시대에 실내악과 관련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이 있었지만, 당시 대부분 작곡가가 쉽고 빠르게 작곡할 수 있는 통주저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낮은 성부가 반주의 역할을 넘어 독자적인 소리를 내는 성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진정한 현악 4중주는 비인 고전파 시기에 등장했다고 보는 시각이 대세다. 고전파 시대가 도래한 18세기는 귀족 사회에 살롱문화가 크게 꽃피웠던 시기로 연주자 몇 명이 모여서 귀족들의 여흥을 위한 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시기에는 교향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악단의 규모도 점점 대형화되었는데, 교향곡이나 협주곡 같은 대규모 음악을 거실이나 작은 연회장에서도 연주할 수 있도록 각 성부에 한 명의 연주자가 담당하는 일종의 편곡 연주가 많이 행하여졌다.

 

이 시기 바이올린 2/비올라/첼로로 구성된 현악 4중주의 합주형태는 프란츠 크사버 리히터(Franz Xaver Richter, 17091789)나 이그나츠 홀츠바우어(Ignaz Holzbauer, 17111783)등 비인에서 활동했던 작곡가들에게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들의 4중주는 대부분 세레나데(serenade)나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 희유곡) 등의 제목이 붙어 있으며 독자적인 음악성을 지닌 현악 4중주가 아니라 모임이나 파티에서 흥을 돋우는 여흥 음악에 더 가까웠다.

 

2) 현악 4중주 양식의 완성자 하이든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현악 4중주를 정립한 사람은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en)이다. 하이든은 교향곡 분야와 마찬가지로 현악 4중주 분야에서도 4악장 형태의 형식을 정립했으며 특정한 용도를 위한 실용음악의 영역을 벗어나 독자적인 음악성을 갖는 장르로 승격시켰다. 그는 19(1751) 때 처음으로 현악 4중주를 썼는데, 당시의 호평에 고무된 하이든은 이 양식을 선호하여 평생 68개라는 많은 수의 현악 4중주를 썼다. 곡이 많은 만큼 부제가 있는 작품도 많은데 No. 1 "사냥", No. 30 "농담", No. 32 "", No. 40 "", No. 41 "개구리", No. 46 "면도칼", No. 53 "종달새", No. 61 "5", No. 62 "황제", No. 63 "일출" 등이 있다.

 

다만, 하이든이 처음부터 현재의 현악 4중주 양식을 확립한 것은 아니다. 시기에 따른 하이든의 현악 4중주 양식의 변화과정에는 당시 실내악 양식의 변천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가 초기에 쓴 현악 4중주는 당시에 유행했던 전형적인 디베르티멘토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데, 4악장이 아니라 5악장의 구성을 갖고 있으며 2악장과 4악장이 춤곡(미뉴에트), 느린 3악장, 빠른 피날레(5악장)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악장은 특별한 전개나 발전이 없는 2~5분 정도의 짧은 소곡 형태로 되어 있다. 또한, 1 바이올린이 주 선율을 이끌고 있으며 다른 현악 파트는 반주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다.

 

하이든, 현악 4중주 6(op. 1-6) C장조

하이든의 초기 4중주는 디베르티멘토에 가깝지만 10여 년 후에 작곡된 op·9의 현악 4중주부터는 진정한 실내악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일단 2개였던 춤곡 악장을 하나로 줄이면서 4악장 체제로 바뀌었으며 소나타 양식을 본격 도입하면서 악상의 전개가 훨씬 다채로워지고 곡의 규모도 그만큼 커졌다. op·9의 작품과 앞에서 설명한 초기 작품과 비교해보면 악장이 하나 줄었는데도 연주시간이 훨씬 길어졌고 주제의 연주도 좀 더 복잡하고 다변화되었고, 여전히 제 1 바이올린의 역할이 크긴 하지만 이전의 작품에 비해 다른 파트의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하이든, 현악 4중주 15(op. 9-5) Bb장조

하이든은 다수의 현악 4중주를 작곡하면서 미뉴에트 악장과 느린 악장의 순서를 바꾸었으며 종종 미뉴에트를 빼고 스케르초 악장을 도입하기도 했다. 중기 이후 하이든이 확립한 현악 4중주의 악장 구성은 사실상 교향곡과 구성이 같다. 다만 2악장과 3악장은 곡에 따라 순서가 바뀌는 경향이 있다.

1악장 - 소나타 형식의 빠른 악장

2악장 - 소나타/론도/변주곡 등 다양한 형식의 느린 악장, 관계 조성으로 전조(주로 주 조성의 4도나 5도 관계로 전조)

3악장 - 미뉴에트 트리오(또는 스케르초)

4악장 - 론도나 소나타-론도 형식의- 빠른 악장

 

3) 하이든 이후의 현악 4중주

하이든의 현악 4중주에 대한 음악적 실험이 큰 성공을 거둔 후 비인 고전파 작곡가들은 앞다투어 하이든의 작법을 따른 현악 4중주를 작곡했다. 특히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베토벤(L.V.Beethoven) /슈베르트(FranzPeter Schubert) 같은 대 작곡가들이 현악 4중주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 현악 4중주는 작곡가의 작곡 능력과 음악성을 과시할 수 있는 중요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하이든의 후배 모차르트는 23곡의 현악 4중주와 2곡의 미완성 스케치를 남겼는데 특히 하이든에게 헌정한 "6곡의 하이든 4중주"('Haydn set', No. 14~19)가 유명하다. 사실 모차르트는 하이든 4중주를 작곡하기 이전에도 현악 4중주를 작곡하였지만, 하이든의 현악 4중주들을 듣고 다시 이 장르에 대한 큰 매력을 느껴 그때부터 다시 현악 4중주를 쓰기 시작하였다. 이 하이든 4중주는 모차르트 중기 작품의 걸작 중 하나로 고전 실내악의 최고봉 중 하나인 동시에 그의 음악 인생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 작품이기도 하다. 앞에서 설명한 하이든이 구축한 현악 4중주의 양식을 철저하게 준수하면서도 화성 위주의 고전파 작법에서 벗어나 바흐(Johann Sebastian Bach)와 헨델(Georg Friedrich Handel) 등 바로크 대가들의 악보를 연구하면서 터득한 대위법적인 전개와 특유의 역동적이고 유려한 선율 처리가 돋보인다. 하이든 역시 이 하이든 4중주에 큰 감명을 받았고, 모차르트의 부친인 레오폴트 모차르트 (Leopold Mozart)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이 작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하이든 4중주 중에는 모차르트 작품 중 드문 편인 단조 음계의 15번 라단조, '사냥'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17번 내림나장조, 1악장의 도입부의 대담한 장 2도2 및 반음계의 사용으로 '불협화음'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19번 다장조가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4) 베토벤(L.V.Beethoven)의 현악 4중주

베토벤은 이 현악 4중주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긴 작곡가인데, 그가 작곡한 초기 6, 중기 5, 후기 5곡 총 16곡의 현악 4중주와 대푸가(Große Fuge, op.133)는 피아노 음악 부분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곡이 차지하는 위상에 필적하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베토벤 이후 그가 실내악에서 이룩한 음악적 성취를 넘어서는 작곡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토벤의 현악 4중주는 초기 작품부터 여러 시도가 파격적이었는데, 대선배 하이든조차 베토벤의 첫 현악 4중주를 접한 후에 '새내기 주제에 뭐 이렇게 난삽한 음악을 썼어?'라고 혹평했을 정도라 알려졌다.

 

베토벤은 도전정신이 강한 작곡가답게 선배 하이든이 구축한 4중주의 공식을 많이 벗어났으며 특히 후기 현악 4중주 여섯 곡은 현악 4중주 분야를 넘어 서양 음악사 전체를 통틀어 깊은 영감으로 가득한 절품(絕品)이라 평가받고 있다. 다만 이 후기 4중주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에 작곡된 지 한참 지나서야 제대로 연주되고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베토벤 사후 수 십 년간 이 후기 4중주보다 더 파격적이고 진취적인 작품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파격적이고 진취적이었다.

 

5)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현악 4중주

슈베르트 또한 15곡의 현악 4중주와 몇 곡의 미완성 스케치 및 현악 4중주 형식의 여러 소품을 남겼다. 10대 시절에 쓴 초기 현악 4중주는 습작에 가깝지만 생애 말기에 쓴 현악 4중주는 상당히 뛰어난 작품성을 갖고 있으며 특히 13, 14, 15번 현악 4중주는 현재까지도 자주 연주되는 레퍼토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슈베르트 현악 4중주 제13로자문데A 단조 D.8041악장이 그중 하나다.

 

전술한 대 작곡가들의 후광에 가려져 있지만, 현악 4중주는 18세기 후반에 매우 많이 작곡된 음악 양식 중 하나였다. 하이든의 동생 미하엘 하이든은 형이 확립한 양식에 맞춰서 19개의 현악 4중주를 썼다. 베토벤 시기의 인기 작곡가였던 훔멜은 3곡의 현악 4중주를 남겼으며 베토벤의 제자였던 카를 체르니도 습작을 포함 거의 40개에 가까운 현악 4중주를 남겼다. 비인 고전파 작곡가들 이외에도 이탈리아의 파가니니가 세곡, 오페라 작곡가인 도니제티가 18개의 현악 4중주를 남겼으며 로시니 역시 음악경력 초기에 편성은 다르지만 4개의 현악기를 위한 6개의 소나타를 작곡하였다.

 

2. 낭만주의 시기의 현악 4중주

 

낭만주의 시기에 현악 4중주는 그리 주목받는 장르는 아니었다. 이 시기에는 파가니니, 쇼팽, 리스트 등 독주 악기에서 신적인 기교를 갖춘 거장들의 비르투오조적인 경향이 두드러졌고 한편으로는 대규모 관현악단이 대거 등장하면서 규모가 크고 다채로운 관현악이 발전했다. 그에 비해 실내악은 독주 악기의 화려함이나 관현악의 장대함이 없는 데다 작곡하기는 무척 어려웠으므로 상대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현악 4중주의 명맥 자체가 끊겼던 아니고, 이 시기에도 뛰어난 작곡가들은 계속해서 현악 4중주를 비롯한 훌륭한 실내악 작품을 내놓았다. 낭만주의 초기의 중요한 작곡가인 펠릭스 멘델스존은 6개의 현악 4중주를 남겼으며 로베르트 슈만도 3개의 현악 4중주를 남겼다.

 

요하네스 브람스는 모두 3곡의 현악 4중주를 남겼는데, 낭만주의 시기 최고의 실내악 작곡가라는 위상에 비하면 현악 4중주의 수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그나마도 첫 4중주를 4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1879)에 발표했는데, 평생 베토벤을 의식했던 작곡가답게 이 현악 4중주에서도 베토벤의 작품을 많이 의식한 흔적이 보인다. 브람스 이외에 다른 낭만파 작곡가들도 현악 4중주를 많이 작곡하지 않고 한 두 곡 정도만 남겼으며 음악적인 중요성도 해당 작곡가의 위상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다만, 드보르자크가 "아메리칸"이라는 부제로 유명한 12번을 비롯해 모두 14곡의 현악 4중주를 작곡했는데, 낭만주의 시기 작곡가 중에는 매우 특별한 경우이다.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와 모리스 라벨도 현악 4중주를 한 곡씩 남겼는데, 두 사람 모두 음악경력 초기에 이 4중주를 작곡했지만 이미 나름의 독창성이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으므로 상당히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에도 자주 연주되고 있다.

 

3. 20세기 이후의 현악 4중주

 

이처럼 낭만주의 시절 현악 4중주는 작곡가들이 주력하는 분야는 아니었는데, 20세기 들어 낭만주의 특유의 거장 주의(Virtuosism)와 거대주의가 쇠퇴하고 좀 더 내면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실내악이 재발굴되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실내악 분야에서 뛰어난 음악적 성취를 이룬 작곡가들이 많이 나왔다. 다만 20세기 이후의 현악 4중주는 더 이상 하이든의 4중주 작법에 얽매이지 않고 작곡가에 따라 매우 자유로운 구성과 독창적인 연주법을 갖고 있다.

 

헝가리의 작곡가 버르토크(Bartók Béla, 우리에게는 바르톡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6곡의 현악 4중주를 남겼는데, 6곡은 베토벤 현악 4중주의 계보를 잇는 20세기 최고의 실내악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버르토크의 4중주는 1번에서 4번까지 점점 전위적인 성향이 강해지다가 5번을 기점으로 다시 보수적인 작법을 도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각 작품마다 독자적인 수법과 특징을 갖고 있어서 음악 지망생들과 연구자들에게 많은 연구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같은 시기 같은 나라의 작곡가 졸탄 코다이는 2곡의 현악 4중주를 썼고 후배 헝가리 작곡가인 리게티 죄르지도 2곡의 현악 4중주를 썼는데 모두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쇼스타코비치(Dmitrii Shostakovich) 역시 실내악에서 중요한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32세부터 죽기 1년 전인 68세까지 모두 15곡의 현악 4중주를 작곡했으며 같은 수의 교향곡 못지않은 위상을 갖고 있다. 그의 현악 4중주를 들어보면 그만의 특이한 어둡고 무거운 멜로디를 들을 수 있다. 그의 특이한 어둡고 무거운 멜로디가 궁금하다면 84악장을 들어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는 82악장에 그만의 음악 사인이 DSCH(레미b도시)를 정말 엄청나게 많이 썼다. 쇼스타코비치 역시 베토벤처럼 생애 후반기에 작품성이 뛰어난 현악 4중주를 많이 썼다.

 

현대음악의 거장 아놀드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4곡의 현악 4중주를 남겼는데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주목도는 낮은 편이다. 쇤베르크의 제자 알반 베르크는 현악 4중주 1곡과 현악 4중주를 위한 서정 조곡(Lyric Suite)을 남겼는데, 작품 수는 적지만 인상적인 작품성 때문에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심지어 그의 이름을 딴 현악 44중 주단이 있을 정도이다. 쇤베르크의 다른 제자 안톤 베베른도 1곡의 현악 4중주와 6개의 바가텔( Bagatelle) 같은 작품을 남겼다.

 

다른 작곡가로는 힌데미트가 7, 프로코피예프가 2, 벤저민 브리튼이 3, 스트라빈스키가 현악 4중주를 위한 이중 캐논, 콘체르티노를 남겼으며 브라질의 대표 작곡가 에이토르 빌라-로부스는 무려 17개의 현악 4중주를 남겼다.

 

현악 4중주는 21세기 현재도 활발하게 작곡되고 있다. 2018년 현재 생존해 있는 작곡가들도 중요한 현악 4중주를 많이 남겼는데,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3, 필립 글래스는 현재까지 7곡의 현악 4중주를 썼다.

 

아쉽게도 현악 4중주는 한국의 작곡가들에게 그리 익숙한 분야는 아닌데, 류재준의 현악 4중주에 마림바나 클라리넷을 추가한 5중주 정도가 알려져 있다. 다만 21세기 현재 젊은 작곡가들을 중심으로 현악 4중주를 위한 인상적인 작품들이 창작되고 있다.

 

 

4. 현악 4중주에서 파생된 편성

 

18세기 이후 현악 4중주는 실내악의 가장 기본적인 편성으로 자리 잡았지만, 당연히 이와 다른 편성을 위한 실내 악곡도 많았다. 악기 편성은 특별한 공식이나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작곡자의 의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악기 편성 방법은 사실상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래 언급되는 편성 방법은 어디까지나 예시에 불과하며 이보다 훨씬 많은 편성이 가능하다.

1) 현악 3중주(string trio) - 바이올린/비올라/첼로로 편성하지만, 바이올린 2/비올라나 바이올린 2/첼로 같은 편성도 존재한다. 특히 모차르트가 이 현악 3중주 편성으로 많은 명작을 남겼다.

2) 현악 4중주(string quartet) - 앞에서 설명한 현악 3중주 편성에 클라리넷/오보에 같은 관악기나 피아노/기타 같은 악기를 추가하기도 한다. 현대에 와서는 타악기나 민속악기를 추가하는 때도 있으며, 대표적인 경우로 모차르트의 오보에 4중주(K. 370)나 파가니니의 15곡의 기타 4중주가 있다.

3) 현악 5중주(string quintet) - 보통 현악 4중주의 편성에 비올라를 추가하는데, 종종 비올라 대신 첼로나 더블베이스를 추가하기도 한다. 모차르트는 비올라가 추가된 편성의 현악 5중주를 총 6(K.174, 406, 515, 516, 593, 614) 썼는데, 하이든 4중주 못지않은 작품성을 가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토벤도 같은 편성의 현악 5중주를 3(op. 4, 29, 104) 썼으며 브람스 역시 두 개의 현악 5중주가 있다(op. 88, 111). 첼로를 추가한 곡으로는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가 유명하다.

4) 현악 4중주에 다른 악기가 추가된 5중주 - 이 편성은 현악 4중주 다음으로 많이 작곡되는 실내악 양식이며 일종의 챔버 협주곡(chamber concert)의 느낌이 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곡으로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K. 581), 호른 5중주(K. 407),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op. 34),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송어' 등이 있다.

5) 6중주(sextet) - 현악 6중주는 보통 바이올린 2/비올라 2/첼로 2의 편성을 갖는데, 이 편성의 대표적인 현악 6중주로 브람스의 6중주 2(op. 18, op. 36), 차이콥스키의 현악 6중주 '플로렌스의 추억'(op.70)이 있다.첼로 대신 더블베이스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현악기가 아닌 다른 악기를 1대 또는 2대 추가해서 6중주를 구성할 경우 매우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멘델스존이 15살에 쓴 피아노 6중주의 경우 바이올린/비올라 2/첼로/더블베이스/피아노와 같은 편성을 갖는다.

6) 현악기만으로 7중주(septet) 이상을 구성하는 경우는 실내악이라기보다는 거의 합주나 챔버 관현악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보통 7중주 이상의 편성을 실내악으로 분류하는 경우는 현악기가 5개 이하인 경우에 국한된다. 대표적인 7중주로 베토벤의 7중주(op. 20)가 있는데,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에 클라리넷/바순/호른을 추가한 편성으로 되어 있다. 슈베르트의 8중주(D.803)는 베토벤의 7중주 편성에 바이올린이 하나 추가된 형태이다. 이례적으로 멘델스존이 만 16세에 쓴 현악 8중주(op. 20)는 현악 4중주를 2배로 확대한 편성(바이올린 4, 비올라 2, 첼로 2)이다.

 

5. 기타

현악 4중주의 제1 바이올린은 와인 병의 라벨, 2 바이올린은 와인 병의 코르크, 비올라는 와인, 첼로는 와인을 담는 유리병에 비유하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한낱 비올라가 와인 본체의 지위까지 상승하다니 이런 영광이... 사실 이 격언은 제1 바이올린이 제일 중요하다는 뜻이다. 와인 살 때 라벨 보고 고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만큼 넷의 관계가 긴밀해야 하며, 한 사람이 지나치게 튀지 않고 넷이서 호흡을 맞춰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악 4중주 팀 내에서 불화가 생기면 금세 와해되곤 한다.. 또 멤버 중 한 명이 사망하면 따로 충원을 하지 않고 그대로 해체되는 경우도 많다. 비슷한 수의 멤버를 갖고 있지만 멤버 교체가 많은 록 음악 그룹과는 상당히 다른 대목이다. 다만 최근(대략 21세기 이후)에 결성된 현악 44중 주단은 나름 멤버 교체를 많이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파벨 하스 4중주단이다.

 

유명한 현악 44중 주단의 경우 이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을 남긴 작곡가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아마데우스 4중주단, 스메타나 4중주단, 알반 베르크 4중주단, 보로딘 4중주단, 야나체크 4중주단, 파벨 하스 4중주단, 베토벤 4중주단. 또는, 국가명이나 지역명을 이름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체코 4중주단, 헝가리 4중주단, 덴마크 4중주단, 프라하 4중주단, 부다페스트 4중주단, 암스테르담 4중주단, 도쿄 4중주단, 라살 4중 주단 등. 종종 제1 바이올린 주자의 이름을 따서 짓기도 하는데 이런 이름을 가진 대표적인 4

중 주단으로 베그 4중주단4중 주단(Sándor Végh), 타카치 4중주단4중 주단(Gábor Takács-Nagy) 등이 있다. 물론 이런 관례와 상관없는 이름을 가진 악단들도 상당히 많다. 과르네리(현악기 제작자) 4중 주단,중주단, 에머슨(미국의 시인) 4중 주단,중주단, 아르테미스 4중 주단 등이 있다.

거리 음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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