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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현악기 - 하프 (Harp)

by Vnuk 2022.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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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Harp)

서양의 현악기. 현을 손가락으로 뜯어 연주하므로 '발현악기' 카테고리에 속하는 악기다. 한자로는 수금(竪琴)이라고 쓴다.
하프(Harp)는 고대 게르만어 *harpo에서 유래된 단어라고 한다.


1. 하프의 기원
하프의 역사는 일찍이 수렵시대에 사냥꾼의 활에서 고안된 것이라 하며 앞 기둥이 있는 3각형의 하프가 발달한 것은 중세에 들어서부터이며, 특히 아일랜드의 아이리시 하프는 앞 기둥, 줄감개 집, 울림통의 3가지가 갖추어진 악기로서 널리 유럽에서 쓰였다. 그러나 하프가 음량과 반음 조작에 관하여 발전 개량된 것은 근세에 이르러서이며 특히 프랑스의 에라르는 오늘날의 더블 페달 시스템의 기초를 확립하였다. 하프를 연주하는 사람은 하피스트 (영어: Harpist)라고 한다.
하프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크고 무거우며 비싼 콘서트용 하프는 페달로 반음 조작을 하기에 페달 하프(Pedal harp)라고 하며, 훨씬 작고 현의 개수도 적은 하프는 아이리시 하프(Irish Harp) 또는 셀틱 하프(Celtic Harp) 나 크로마하프(Chroma harp)로 후크로 높낮이를 조절한다. 전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일랜드 음악이나 켈트 음악에서 많이 쓰이고, 양방언의 음악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다. 후자는 아예 몸에 안고 연주하거나 끈을 달아서 어깨에 메고 서서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고 가벼우며 줄 위에 덮어 씌워진 여러 개의 바를 눌러서 해당 코드에 해당하지 않는 음들을 울리지 않게 뮤트 시키고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프는 신들의 악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음악의 신 아폴론이 즐겨 연주한 악기가 하프라는 속설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오는 하프는 오늘날의 크고 거대한 하프와는 다르게 하프 족에 속하는 ‘리라’라는 악기이다. 그 외에도 높은 가격으로 인해 부유층의 상징, 귀족 악기라는 별명이 있다.

2007년에 Marcodi라는 회사에서 하피지(harpejji)라는 하프를 모델로 한 전자현악기를 내놨는데 기존 하프에 비해 넓은 음역을 가지고 있다.

2. 하프의 종류
(1) 페달 하프(그랜드 하프)
페달 하프(Pedal Harp) 또는 그랜드 하프(Grand harp)라고도 불린다. 현은 양의 곱창이나 고래 힘줄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켈틱 하프와 비교하면 연주 시 힘이 더 많이 들어간다.
(2) 켈틱 하프
켈틱 하프(Celtic Harp) 또는 아이리시 하프(Irish Harp)라고 불린다. 페달 하프보다 작은 버전으로 크기가 작다. 영국 아일랜드 웨일즈 등 유럽 등지에서 사용되는 악기로 켈틱 음악에 주로 사용된다. 무릎에 끼우고 연주한다. 주로 나일론 줄로 현을 만들기 때문에 페달 하프에 비해 얕은 소리가 난다.
(3) 크로마하프 (오토 하프)
크로마하프(Chromaharp)나 오토 하프(auto harp)라고 불린다. 하프를 작게 연주할 수 있도록 개량된 소형 하프로 치터(Zither)와 하프의 중간 악기이다. 1882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이민자인 Charles F. Zimmermann가 만들었다. 현재의 크로마 하프 외형은 독일 Markneukirchen의 Karl August Gütter가 만든 Volkszither 모델과 가장 흡사하다.
국내에서는 과거 HDC 영창에서 잠시 생산했었으나 현재는 단종되어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연주법이 위의 하프에 비해 쉽고 가격이 저렴하여 국내에서는 교회나 성당을 중심으로 많이 배우는 악기이기도 하다.
(4) 랩 하프
랩 하프(Lap harp)는 위의 켈틱 하프를 치터의 형태로 개량한 것으로 현 아래 운지법이 그려져 있어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다. 국내에서 팔기는 하는데 배우고 싶으면 외국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3. 악기 설명
울림통과 현을 직각으로 교차시킨 형태로, 줄의 수와 외형은 악기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요즘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하프의 디자인은 15세기경에 유래했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내기 때문에 각종 매체에서는 천사 등이 주로 연주하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근현대를 거쳐 개량되면서 줄도 구리나 나일론 재로 바뀌고 장력과 탄성도 훨씬 강해진 탓에 소리의 이미지와 다르게 연주에 꽤 힘과 기교를 요구한다.

콘서트용 하프의 현 개수는 총 46개 또는 47개인데, 6옥타브 반이라는 꽤 넓은 음역이지만 각 줄이 모든 반음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그래서 샤프(♯)나 플랫(♭)이 붙는 음이나 조성의 곡을 연주할 때는 울림통 밑에 설치되어 있는 7개의 페달을 사용해서 반음을 조절해야 한다. 페달을 두 번 밟을 수 있는 반음 조작을 더블 액션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 더블 액션 시스템으로 근대의 하프는 많은 연주상의 자유를 획득하였으나 페달 조작의 편의 때문에 악보는 항상 임시 기호가 많은 것이 되었다. 그리고 현이 많다 보니, 옥타브 식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C현들은 항상 빨간색으로, F현들은 검은색으로 제작된다. 따라서 보통 하프의 개방현은 내림다조로 조율된다. 음넓이는 다 1음으로부터 마 4음까지이다.



하프를 배우는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부분이 페달 스킬인데, 시도 때도 없이 조성이 바뀌거나 임시표를 떼었다 붙였다 하는 곡을 연주할 때는 손보다 발이 바빠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하프가 독주도 아니고, 바이올린 족 현악기들의 보조 역할에 그치는 세사르 프랑크의 교향곡 D 단조 2악장이 그러한 예 중 최악의 사례인데, 그래서 많은 하피스트가 이 곡을 싫어한다고 한다. 그 대신 페달 조작으로 얻어지는 이점도 있는데, 딴이름 한소리(이명 동음) 현상을 이용해 같은 음정의 현을 2개 만들어서 퉁기는 것도 가능하다. 예로 내림 나(B♭)와 올림 가(A‽)는 표기만 다를 뿐이지 같은 음정인데, 나음. 페달을 플랫시키고 가음 페달을 샤프시키면 같은 음정을 B 현과 A 현에서 모두 얻을 수 있다.

독주곡이나 협주곡, 실내악에서는 프리마 돈나급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지만, 관현악 같은 대규모 편성의 곡에서는 다른 악기들의 음량에 눌려 그다지 튀지 않는다는 약점도 있다. 주로 튀어나오는 대목도 현을 빠르게 훑어내리는 글리산도 주법을 쓸 때 정도. 하지만 아주 섬세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클로드 드뷔시나 구스타프 말러, 모리스 라벨 같은 작곡가들의 곡에서는 꽤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프는 안 그래도 소리가 묻히기 쉬운데, 오르간이나 피아노처럼 악기를 1개만 가져다 두고 연주시키기 마련이라 더더욱 묻힌다. 거기다가 하프 자체가 엄청 어려운 악기라서 작곡자들의 하프 이해도가 영 좋지 않아서 제대로 하프를 사용한 곡을 찾아보기 힘들며, 잘 이해하고 있더라도 주변 악기에 묻혀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에. 특별히 조용한 분야를 만들어두지 않는 이상 하프가 소리가 잘 들리는 경우는 없다.

주법은 비슷한 원리의 발현악기인 기타와 마찬가지로 꽤 다양하다. 하프는 현을 타는 데 양손의 손가락이 쓰이며 좌우 각각 새끼손가락을 뺀 4개의 손가락으로 자유롭게 연주한다. 따라서 음을 최대 8개까지 동시에 퉁길 수 있고, 시차를 둬서 펼침화음(아르페지오)으로 탈 수도 있고 동시에 탈 수도 있다. 그리고 피아노 건반보다 각 음의 간격이 훨씬 좁아서, 피아노의 옥타브(8도) 음정 이상으로 넓게 벌어진 음들도 수월하게 연주할 수 있다.

피타고라스의 배음 이론을 이용해 이 악기도 배음(하모닉스)을 쓸 수 있는데, 한 손으로 현의 중간쯤 되는 부분을 슬쩍 누른 뒤 다른 손으로 현을 뜯으면 해당 음의 옥타브 위에 있는 배음을 낼 수 있다. 그리고 현을 중간 부위가 아닌 울림통 가까이에서 퉁기면 꽤 강한 사운드를 얻을 수 있고(프랑스어로 프레 드 라 타블 Prés de la table), 현을 퉁긴 뒤 다른 손으로 재빨리 잡아채 울림을 짧게 끊는 주법도 있다(역시 프랑스어로 송 에투페 Sons étouffés).

숙달된 주자들에 한하지만 2개 혹은 4개의 음을 빠르게 연속 연주하는 트릴이나 트레몰로도 가능한데, 이러한 연음 주법을 아주 약한 음량으로 연주할 수도 있다. 약한 음량의 트릴/트레몰로는 독주곡에서 주로 쓰이고, 비스뷜 리 안도(bisbigliando)라는 이름으로 따로 분류한다. 이외에도 현을 손가락 끝 살이 아닌 손톱이나 일렉트릭 기타의 피크 등으로 퉁기거나, 페달을 연주와 동시에 바꾸어서 음을 떨어뜨리거나 올리는 글리산도, 공명통을 손으로 두드리기, 현을 손바닥이나 베이스드럼 채 등으로 치기 같은 온갖 특수 주법들이 20세기 들어 개발되었다. 윤이상도 현대 하프 곡의 대가로 유명하고, 스위스의 하피스트 우어줄라 홀리거의 의뢰로 여러 협주곡과 독주곡들을 작곡했다.

하프 곡을 쓰려면 꽤 공부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인지, 의외로 이 악기를 훌륭히 구사한 곡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배우는 사람으로서도 악기가 꽤 크고 무거우며 가격이 비싼 것이 대중화를 막는 문제라고 생각 된다 굉장히 유명한데 존재감이 죽어버린 비운의 악기. 대규모 연주에선 하프를 쓰는 곡을 찾기도 쉽지 않다. 
하프를 전문적으로 연주를 하는 사람이 구하기가 힘들어서 몇몇 콘서트는 아예 신디사이저로 하프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하프를 대신하기는 좋지만, 진짜 하프의 튕기는 소리가 안 난다는 단점이 있다.

4. 하프전공
악기가 고가이고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악기만 갖고 있어도 100% 대학에 들어간다'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는데, 사실 여부도 불분명한 데다 이것은 옛날이야기고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아무리 소수라고 해도 악기 중에 쉬운 악기는 없고 전공은 당연히 어렵다.

음대 별 하프 전공 모집 정원은 보통 1명인데, 한국 양대 음악대학들인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는 매년 1명, 기악과와 한국예술 종합학교 음악원 기악과에서는 매년 2명의 신입생을 뽑는다. 2012학년도까지 이화여자대학교는 하프 전공을 한 학번당 2명씩 뽑았지만 계속되는 고질적인 문제로 1명으로 정원이 줄었다. 소위 인 서울 대학교 음대 하프 전공자들이 모두 합쳐 5~6명 남짓하지만 한 학년에 하프 전공자가 그보다는 훨씬 많다. 현재 하프를 뽑는 대학교는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예술 종합학교뿐이다. 중앙대학교는 과거엔 뽑았지만, 지금은 모집하지 않고, 경희대는 어쩌다 한번 (2~3년) 뽑는다. 
 
5. 하프 배우기
대략 100만 원 안쪽으로 연습용 악기를 살 수 있고, 3000만 원 이상이면 전공 악기를 구입할 수 있는데 그보다 비싼 바이올린 첼로 쓰는 전공생이 허다하다. 강남권 사립초등학교에서는 하프 합주 반이 있을 정도로 과거보다는 보편화된 악기이다. 

6. 하프 연주자
여성 연주자들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 이 때문에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 각지의 관현악단들에서 남성 하피스트를 구하기가 힘들거나 불가능해지자 '어쩔 수 없이' 여성 연주자를 받아들여 타협한 파트도 대부분 하프 파트였다. 심지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같이 1970년대까지 금녀 구역처럼 여겨지던 악단들도 하피스트는 대개 여성 단원이었다. 물론 빈 교향악단(폴커 켐프)이나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더글러스 라이오스)처럼 남성 하피스트 단원이 있는 악단도 있지만 손에 꼽을 만큼 적다. 관현악단 단원이 아닌 솔리스트 활동을 하는 하피스트 중에도 남성 하피스트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스페인 출신의 니카노르 사발레타, 스위스 출신의 마르쿠스 클링 코, 프랑스 출신의 자비에르 드 메스트르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들 중 클링 코는 1994년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연주 활동을 접고 패션 사진작가로 전업했다. 한국에서 처음 하프를 배우고 전문 연주자로 활동한 인물도 남성인 이교숙이었다.
무엇보다도 세계 최고의 하프 리스트 하면 릴리 라스킨(Lily Laskine, 1893 ~ 1988)이다. 라스킨은 엄청난 양의 음반을 남겼는데 특히나 장 피에르 랑팔과 모차르트의 중요한 곡이나 크롬 홀츠의 곡 같은 음반도 남겼다. 아직 하프 주자 중에서 그녀를 압도할 사람은 없다.

7. 하프 연주곡
하프 파트가 있는 최초의 교향곡은 엑토르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이다. 그 이전에는 헨델과 글루크가 오페라에서 오케스트라에 특수한 효과를 주기 위해 사용하는 정도였다.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은 1778년 부유한 플루트 연주자의 의뢰를 받아 작곡한 예외적인 작품 중 하나였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라인과 황금》 끝부분에는 신들이 6대의 하프를 포함한 오케스트라에 이끌려 발할라 신전에 등장하였다. 드뷔시와 라벨은 경쟁 관계인 하프 제작자들의 의뢰를 받아 《하프를 위한 실내악곡》을 제작했다. 민속 음악에서와 같이 현대 하프는 때때로 노래 반주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아일랜드에서는 하프를 국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남북전쟁을 묘사한 삽화들을 보면 초록 바탕에 금색으로 하프가 수놓아진 군기가 가끔 보이는데, 이 깃발을 사용하는 부대들은 아일랜드계 미국인으로 구성된 부대들이다. 아일랜드의 양조회사인 기네스 역시 하프를 상징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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