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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현악기 - 콘트라베이스(contrabbasso)

by Vnuk 202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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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베이스(영어: double bass, 이탈리아어: contrabbasso)는 서양 음악에 쓰이는 활을 사용하는 악기 중에서는 가장 크기가 크고 가장 낮은 음역을 가진 현악기이다.
바이올린족 찰현악기 중 두 번째로 큰 악기로 분류되는데, 사실 가장 큰 바이올린족 악기는 옥토 베이스이지만, 다른 악기들에 비해 사용 빈도가 매우 낮아 통상적으로 콘트라베이스를 가장 큰 찰현악기로 본다.
주로 '콘트라베이스'와 '더블베이스'라는 두 가지 용어가 혼용되고 있는데, 본래 '콘트라베이스'라는 단어는 독일어에서 파생된 '콘트라 바쓰(Contrabass)'와 '베이스(Bass)'의 합성어로 한국에서만 쓰이는 단어이다. 따라서 정확한 악기 명칭은 '콘트라 바쓰' 또는 '베이스', '더블 베이스'가 옳은 표현이다. 재즈 등에서는 일렉트릭 베이스와 구별하기 위해 '어쿠스틱 베이스' 혹은 '업라이트 베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1. 튜닝
현은 보통 다른 바이올린족 현악기들과 마찬가지로 4현짜리를 쓰는데, 낮은 음역부터 E-A-D-G 순으로 조율한다. 바이올린부터 첼로까지가 5도 간격으로 조율하는 데 비해 4도 간격으로 조율하는 것 역시 차이점이다.
오케스트라 연주 시 튜닝법은 가장 낮은 음의 현부터 E, A, D, G음 순으로 하며, 줄과 줄 사이의 음정은 완전 4도이며, 솔로 연주 시 튜닝법은 오케스트라 튜닝보다 장 2도 높게 튜닝하여 낮은 순서대로 F#, B(H), E, A음이 된다.
콘트라베이스를 위한 악보는 낮은음자리표와 가온음자리표를 사용한다.

2. 연주
다른 현악기와 마찬가지로 오른손은 활을 이용해 연주하거나 줄을 튕겨 소리를 내고(피치카토), 왼손은 지판을 짚어 음정을 잡는 데 사용한다. 선 자세나 높은 의자에 앉은 자세로 연주한다. 현악합주나 오케스트라의 낮은 음자리를 담당하나, 재즈나 포퓰러 음악에서는 마이크로폰의 효과를 이용하여 피치카토 주법을 주로 하며 단독으로 쓰인다. 현악합주나 오케스트라의 경우 첼로의 옥타브 아래를 연주할 경우, 독립적인 효과를 낸다. 또한, 재즈인 경우 피치카토를 주로 한 솔로는 리듬 섹션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독주자로서도 점차로 중요한 음악성이 요구되고 있다. 피치카토는 G선의 소리가 가장 잘 울린다. 
관현악에서는 저음역을 강하게 떠받쳐주는 역할로 빠질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크기에 비하면 의외로 음량은 크지 않은 편인데, 비올라와 마찬가지로 이 악기도 음량을 강화하려면 지금보다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인간이 연주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고, 이런 이유로 악기로서의 실용성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음량의 취약함과 함께, 저음역에서 주로 연주되는 악기인 만큼 소리를 구별하기가 오히려 힘들다는 문제점도 있다. 특히 독주 악기로 쓰이는 경우는 모든 바이올린족 악기들을 통틀어 가장 적을 정도이다.

3. 모양
다른 바이올린족 악기에 비해 표준화가 덜 되어 있는 악기이기도 하다. 악기가 크다 보니 모양도 가지각색이며, 가장자리의 모양에 따라 크게 비올형과 감바형으로 나뉜다. 후자의 경우 음색을 위해 플랫 백 형태로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브릿지의 종류도 다양한데, 목재의 팽창에 대비하기 위해 겨울용/여름용 두 개 브릿지를 구비하거나, 브릿지 자체의 높이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Adjust 브릿지라는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악기의 크기에 맞춰 현도 굵고 두꺼워졌고, 장력도 대단하기 때문에 첼로처럼 나무 조율 팩을 썼다가는 조율 팩이 망가져 버린다. 그래서 이 악기만 금속제 톱니바퀴 식으로 된 조율 팩을 쓴다. 그리고 조율할 때 반드시 실음이 아닌 배음(하모닉스)으로 음을 맞춘다.

4. 재즈 연주
재즈 공연 때는 드럼이나 피아노, 기타와 함께 리듬 섹션의 역할을 주로 맡는데, 듀크 엘링턴 빅 밴드의 지미 블랜튼이라는 최고의 연주자 베이시스트가 나타나면서 솔로 악기로서도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작은 음량을 증폭시키기 위해 흔히 마이크와 앰프를 사용하는데, 마이크는 현과 몸통을 떨어뜨려 공명을 강화하는 브리지 근처에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재즈 연주 시에는 주로 현을 손으로 뜯는 피치카토(pizzicato) 주법을 쓰지만, 찰스 밍거스나 마일즈 데이비스 1기 퀸텟의 베이시스트 폴 체임버스 등이 통상적인 아르코(arco. 활로 긋기) 솔로 연주를 선보인 이래로 활도 자주 쓰인다. 특히 재즈 베이스의 피치카토 주법은 일렉트릭 베이스와 마찬가지로 태핑이나 슬랩 등의 주법을 섞거나 빠른 속도로 속주도 가능하기 때문에, 클래식 베이시스트들보다는 인지도 높은 연주자들이 여럿 있는 편이다.

5. 대중음악 연주
1950년대 이후 베이스 기타의 대중화로 인해 팝 음악에서는 콘트라베이스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1950년대까지는 로큰롤, 로커빌리 음악의 경우 여전히 콘트라베이스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베이스 기타가 대중화되면서 팝 음악에서는 점점 영역이 줄어들었다. 물론 재즈의 경우 계속 콘트라베이스를 고수하는 구성이 많고, 일렉트릭 베이스와 혼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시대의 음악에 비하면 확실히 베이스 기타가 더 많이 쓰이는 편이다. 애초에 베이스 기타는 콘트라베이스를 가지고 다니기 힘들다고 느낀 재즈 베이시스트들이 애용하면서 확산한 것이다. 그러나 일렉 베이스는 콘트라베이스의 특유의 푸시하는 느낌의 음색과 나무 소리의 클래식한 느낌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스탠더드 한 재즈를 하는 팀에서는 거의 모두 콘트라베이스를 사용한다.

그러다가 1980년대 초반부터, 로커빌리 리바이벌이라는 조류가 등장하면서 콘트라베이스가 화려하게 부활한다. 1970년대 펑크 록에 영향을 받은 로커빌리 연주자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들은 1950년대의 음악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연주하였고, 이는 펑크록의 단순함과 로커빌리 특유의 멋이 잘 어우러진 음악이 되었다. 1950년대의 "멋"을 살리기 위해 베이스 기타는 콘트라베이스로 대체되었고, 이것은 로커빌리 리바이벌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처럼 되었다. 대표적인 뮤지션은 브라이언 세쳐가 리더로 있던 스트레이 캣츠. 그 이후에도 하드코어 펑크의 영향이 더욱 가미된 싸이코빌리가 1980년대 중반 탄생하면서 로커빌리나 싸이코빌리 음악에는 당연히 콘트라베이스가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한국의 로커빌리 밴드인 스트릿 건즈(前 더 락타이거즈)의 베이시스트 로이도 콘트라베이스를 이용한 화려한 무대 메너를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서도 신동으로 손꼽히는 성민제 같은 연주자들이 독주자로 공연하고 음반을 내는 등, 클래식 베이스도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하는 추세다. 다만 청취 영역의 대중화에 비해 교육과 악기 자체의 인지도에까지 그 여파가 확산될 지는 미지수이다. 실제로 이 악기는 배우고 싶어도 체격이 작으면 대단히 힘들고  무엇보다 악기 자체가 다른 바이올린족 악기들보다 몇 배는 비싸고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항상 발목을 잡는다.

6. 5현 콘트라베이스
다수의 관현악단에서는 주로 기본 4현에 1개 현(C현)을 더한 5현을 추가로 사용한다. 이는 고전 곡들에서 주로 첼로와 같은 악보를 연주할 때, 4현으로는 연주할 수가 없어 한 옥타브를 올려 연주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는 유럽 쪽 및 동아시아의 관현악단에서 주로 사용하며, 미국 및 캐나다 문화권의 경우 5현 베이스 대신 C Extension이라는 악기를 사용한다.
전용 Low C 현을 따로 판매하며, 지판을 연장할 수 있는 도구를 헤드에 고정하고, E현 대신 Low C현을 길게 늘여 첼로보다 정확히 한 옥타브 낮은 음역을 모두 연주할 수 있게 해 준다. 주로 키를 달아 기계적으로 연주하는 방식과 게이트라는 부품을 달아 여닫는 식으로 최 저음을 조절하는 두 가지의 방식이 있다. 키를 사용하는 기계식 방식은 무겁지만 포지션 이동이 크지 않고, 게이트 방식은 가볍고 단순하지만 실제로 헤드 위치까지 포지션 이동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C Extension을 다루는 악기사는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직접 구매하여 직접 부착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같은 현악기들 뿐만이 아닌 어지간한 악기들을 총망라하더라도, 독보적일 만큼 크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악기이다. 취주악단 중에 실내 공연을 위주로 하는 콘서트 밴드에서도 튜바 등과 함께 저음역을 연주하는 보기 드문 현악기로써 자주 쓰인다. 하지만 어릴 때 배우기 꽤 힘든 악기이고, 음을 짚는 지판도 첼로보다 훨씬 길어진 탓에 고음역을 짚으려면 다섯 손가락을 다 쓰고도 모자라 몸체 위를 덮치듯이 허리를 구부려야 한다.

이런 탓에 바이올린족 악기 중 사용에 가장 제약이 많은 악기라는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독주곡이나 협주곡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그나마 고전 시대에 디터스도르프나 호프마이스터, 드라고네티 같은 작곡가들이 몇 곡 쓰기는 했고 지금도 디터스도르프와 드라고네티의 협주곡들은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 중 하나다. 특히 드라고네티는 당시 이 악기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던 베토벤을 직접 찾아가 그의 첼로 소나타를 자신의 베이스로 연주하는 진풍경을 펼쳐 이 악기의 역할을 확장하도록 설득했다.

이후에도 보테시니 같은 거장 연주자들이 이 악기를 위한 독주곡과 협주곡을 썼고, 훗날 지휘자로 대성한 세르게이 쿠세비츠키도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활동하던 초기 시절에 협주곡을 하나 작곡한 바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실험 정신과 도전 정신이 투철한 작곡가들에 의해 솔로 레퍼토리들이 확장되고 있고, 간혹 연주할 곡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한 콘트라베이시스트가 직접 곡을 쓰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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