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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奚琴)

by Vnuk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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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奚琴)은 대한민국의 전통 찰현악기이다. 
호금류 악기에 속하며 상당히 다양한 음색을 낼 수 있고 조옮김도 자유로워서 국악기 중에서도 널리 애용하는 악기다. 순우리말로는 '깡깡이'나 '깽깽이'라고 하는데, 공명통에서 울리는 특유의 비성(鼻聲) 때문이다.


큰 대나무 관에 오동 판을 붙이고 긴 대를 달아 두 개의 줄을 통과 대에 매고 말총으로 된 활을 켜는 악기이다. 악기 재료는 8음이 고루 끼었으나 사부로 보는 것이 편리하다. 소리는 건조하고 탁한 맛이 있으나 명인의 연주를 들으면 멋스럽고 애련한 이 악기의 본래의 음색을 들을 수 있다. 해금은 연례악·줄풍류·대풍류·세악(細樂)·가곡 반주에 쓰이고 그 밖에 민속 무용곡·시나위 등에 두루 쓰인다.
모양만 놓고 보면 중국의 얼후와 비슷하지만, 조율, 음색, 연주법은 명확하게 다르다. 세월이 흐르며 전통적인 모습을 많이 간직한 해금과 달리 얼후는 현대적인 개조를 상당히 많이 거쳤기 때문이다. 국악 곡에서 해금은 거의 빠지지 않는 악기이며, 최근 창작곡에서는 독보적인 음색으로 합주 시 주선율을 끌어가는 역할도 하고 있다.

모든 찰현악기가 그렇듯이 해금도 처음 배울 때 바른 소리와 음색을 내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며, 정악 곡과 전통 곡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오지 않으면 절대 좋은 소리를 낼 수 없는 매우 어려운 악기이다. 줄 또한 두께가 두꺼운 명주실 줄을 사용하여 계속해서 같은 음색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1. 역사

1) 악학궤범
해금은 만주의 요서 지방에서 거주하던 동호계 유목민족인 해(奚)족이 사용하던 악기가 북송을 거쳐 고려 시대 예종 때 우리나라로 들어온 외래 악기이다. 악학궤범에서 당악기로 분류하면서도 '향악에서만 사용한다(只用鄕樂)'라고 소개하며, 고려사 악지(樂誌)에서도 향악기로 소개하는 걸 보아 일찍이 ‘향악화’하여 우리나라의 악기가 된 악기이다.

2) 무동
호중(胡中) 해부(奚部)가 즐기던 악기로 현도(絃鼗)에서 나왔으며 그 생긴 것도 이에 속한다.

3) 관악기로 분류

정악식 악기 편성에서는 해금을 아쟁과 함께 현악기가 아닌 관악기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악에서 관악기와 현악기의 분류는 관을 불어서 연주하느냐 현을 다루며 연주하느냐가 아니라 음의 지속 가능 시간이 짧은가 긴가를 기준으로 나누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옛 문헌에서는 거문고 금(琴)자 대신 젓대 적(笛)을 써서 '해적(奚笛)'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2. 구조

구조는 상당히 간단한 축에 속하는데, 지름 9cm, 길이 12cm 정도로 된 원통 모양의 울림통에 오동나무 복판을 붙여 한쪽 끝을 막고, 60cm가 좀 넘는 대나무 기둥(입죽立竹)을 꽂아 자루로 삼는다. 현은 2개인데 입죽 윗부분에 꽂힌 두 개의 줄감개(주아 周兒)에 굵은 현(중현)과 가는 현(유현)을 감아 아래로 드리워, 복판 중간쯤의 작은 괘(원산遠山)로 받치고 복판 아래쪽에 있는 감잡이에 맨다. 활은 나무로 된 활대에 말총을 이어 만든다. 말총의 한쪽 끝은 그냥 활대에 고정하고 다른 쪽은 가죽으로 손을 잡는 부분을 대어 활대에 연결한다. 말총은 두 현의 사이에 끼워 분리되지 않는 형태이다.

상당히 많은 국악 서적에서 ‘해금은 여덟 음을 갖춘 악기이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입죽과 울림통에 대나무, 현에 명주실, 활대와 주아(줄감개)에 나무, 감잡이와 주철에 쇠, 활 손잡이에 가죽이 쓰인다. 또한, 바가지는 원산, 돌은 울림통 내부에 칠하는 석간주(산화동을 주재료로 하는 붉은 안료), 흙은 활에 칠하는 송진을 일컫는다.

해금의 줄은 동양의 다른 2현 악기군들과는 다르게 명주실로 되어있다. 우리 악기들은 유독 명주실을 고집한다. 이는 쇠줄이나 염소 힘줄 등을 사용하는 다른 나라의 현악기와는 매우 다른 특이점이다.

활은 '말총'을 사용하는데, 다른 찰현악기 군과 같이 활 털은 모두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 말총은 말꼬리 털을 가공하여 만든다.

3. 특징
해금은 서양의 오케스트라와 비교할 때 바이올린에 해당하는 악기라 할 수 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등의 찰현악기들이 주선율과 대선율, 그리고 화성적인 부분을 연주함으로써 음악의 주제와 함께 전체적인 볼륨감을 풍성하게 하는 것처럼 국악기에서 찰현악기는 해금과 아쟁이 유일한데, 아쟁은 첼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저음부의 화성을 담당하여 앙상블의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해금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처럼 중음역대와 고음역대의 성부를 담당하여 주제선율과 대선율, 혹은 화성적인 부분까지도 해결이 가능한 악기이기 때문이다.

해금의 명확하고도 날카로운 고음처리는 주제선율의 전달에 있어서 매우 효과적이며, 음의 끊김 없이 지속적인 화성의 연결이 가능하다. 또한, 활의 움직임으로 강약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세밀한 표현에서부터 강렬한 음량까지의 조절이 가능하다.

4. 악기 선택 시 주의 사항

모든 악기가 그렇듯 각 악기 만드는 장인마다 악기를 만드는 방식이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소리 또한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악기를 구매하고자 많이 비교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연주자들은 각자의 음색이나 디자인 취향에 맞게 악기를 고르는 편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 부속품을 모두 각각 다른 악기사의 것을 사용하는 때도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악곡과 공연에서 사용할 것인지를 목적을 두고 악기를 고르기 때문에 2개 이상의 악기를 들고 다니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해금은 기본적으로 원산과 복판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5. 연주 방법

1) 연주 전
연주할 때는 바닥에 앉거나 의자에 앉아야 한다. 좌식일 때는 오른발이 위로 올라오도록 반가부좌를 틀어 앉아 울림통의 뚫린 부분이 왼쪽으로 가게 하여 왼 다리의 허벅지 끝 무릎 부분에 얹고, 입식일 때는 의자에 앉아 왼쪽 허벅지에 얹는다. 왼손으로 현을 쥐는데, 엄지손가락으로 입죽을 의지하고 식지, 장지, 명지, 소지로 현을 안쪽으로 당겨 잡는다. 오른손으로는 두 현의 사이에 활의 말총 부분을 끼운 후, 활의 가죽 부분을 오른손의 장지·약손가락·소지로 당기고 활대를 모지와 식지로 지탱하여 말총 부분을 팽팽하게 당겨 두 현을 문지르며 연주한다. 반드시 말총 부분에 송진을 문질러 발라야 소리가 나는데, 송진을 제대로 안 바르면 사람의 신경을 자극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현은 중현과 유현이 완전 5도 차이가 나게 조율한다. 애초에 해금 자체가 현의 적당한 곳을 손으로 잡아 연주하기 때문에 완전 5도 차이가 나는 것 외에는 ‘각 현이 정확히 무슨 음을 내게 조율하여라’라는 규정은 없지만, 대충 위에서 10cm 아래쯤을 식지로 짚고서 유현이 黃, 중현이 㑖이 되게 조율한다. 조율할 때는 두 현을 완전 5도 차이로 조율할 때는 줄감개를 쓰지만, 그냥 음이 좀 높거나 낮을 때는 줄감개를 감았다 풀었다 하기보다는 그냥 손을 조금 더 올려 쥐고 내려 줘 음의 차이로 음정을 조정해 연주하기도 한다.

이렇게 따로 정해진 손의 위치가 있는 게 아니라 현의 적당한 부분을 잡아서 음을 찾기 때문에 절대음감이 없으면 손의 위치를 찾기 상당히 어렵다. 물론 이런 점이 해금의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부분 국악기는 정해진 음 외에 반음을 내기가 어려워서 현대음악을 연주할 때 조옮김이 쉽지 않은데, 해금은 손만 움직이면 조옮김이 끝난다. 심지어 악력 조절만으로 미분음을 자유자재로 연주할 수 있다.

2) 운지법
현대의 해금은 역안법을 사용한다. 
역안법이란 줄을 눌러서 음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연주법으로, 명주실을 사용하는 국악 현악기에서는 매우 중요한 연주법이다. 이 연주법으로 농현(떠는 음)과 퇴성(내려가는 음)과 추성(올라가는 음)을 낼 수가 있다.

본래 해금도 조선 중기 때까지는 얼후처럼 경안법을 사용했으나, 점점 역안법으로 운지 방식이 변화하였다.

3) 표기법
① ) 퇴성 : 내려가는 음.
② ( 추성 : 올리는 음.
③ 농현 : 떠는 음. 서양음악의 비브라토나 바이브레이션과는 약간 다르다. 서양음악의 비브라토처럼 한 음에서 흔들리는 게 아니라 경우에 따라 2도에서 3도까지 음정이 움직이며 흔들기도 한다.
④ N : '니루'. 연주하던 음 → 한음 위로 → 원래 내던 음.
⑤ 꺾는 음 : 말 그대로 꺾는 음.
⑥ ㄷ : '나니레'. 연주해야 하는 음에서 하나 아래의 음 → 하나 위의 음 → 연주해야 하는 음.
⑦ 잉어질 : 잉어를 낚듯 활로 음정을 지속해서 내다가 그 음정에서 2도 위 음정을 빠르게 치고 돌아오는 주법이다.
⑧ ~ : '떠이어'. 연주하던 음에서 한음 위로 빠르게 올라갔다가 돌아오는 음.

4) 활법
바이올린이, 해금, 얼후, 아쟁 모두 활을 쓰는 찰현악기이다. 찰현악기가 소리가 잘 나게 하려면, 중요한 것은 말총과 줄의 마찰력이다. 얼마나 말총을 강하게 마찰을 시키냐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소리가 모두 다르다.

이때 해금의 줄을 다른 찰현악기와 비교해 보았을 때 줄의 두께가 고음을 내기에는 두껍고, 지속해서 이어지는 소리를 내기에 활과 활대가 팽팽하게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해금을 처음 배울 때 활법을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5) 활의 자세 
수제천과 같은 궁중음악과 정악처럼 느리게 연주하는 곡, 산조나 민요처럼 빠르게 연주하는 곡이 있듯이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스타일이 다르므로 활법도 곡에 따라 특화되어 쓰이는데, 크게 '늘이고 잡는 활' 과 '팽팽하게 잡는 활' 이 있다.
사실 정확하게 팽팽하고 늘이고의 차이를 두기에는 매우 모호하다. 쓰는 곡마다, 쓰는 속력마다, 잡는 자세와 말총의 모양은 연주자마다 모두 다르다. 같은 연주자도 곡마다 다른 활법을 쓰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말총과 줄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소리를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냐.’이다

6) 활 표기법
① ㅡ , -, n, → : 빼는 활, 활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빼는 것을 표기하며, 연주하는 위치에서 오른쪽으로 활이 나아가는 주법이다.
② l , +, v, ← : 넣는 활, 활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넣는 것을 표기하며, 연주하는 위치에서 왼쪽으로 활이 들어가는 주법이다.

보통 정악 보에서는 ㅡ , ㅣ 표기법이 많고,
오선보에서는 - , + 와 n , v 표기법이 많다.

6. 전통 국악의 해금

1) 정악
해금은 아쟁과 같이 줄이 있고, 활로 연주하기 때문에 '현악기'로 인식되나, 정악에서는 음을 지속한다는 설정으로 '관악기'로 분류한다. 따라서 편성에 따라 분류되는 영산회상의 중광지곡'(현악 영산회상), '유초신지곡'(평조회상), '표정만방지곡'(관악 영산회상)에 빠지지 않고 모두 연주된다.

해금이 등장하는 정악곡은 아악곡인 '문묘제례악'과 행악에 해당하는 '대취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관현악곡과 관악합주곡, 무용반주곡에 등장한다.

태평가 중여음부분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해금은 정악을 연주할 때 음량을 작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고, 음향적 완성도는 해금, 피리, 대금이 이끌어가기 때문에, 대금과 피리의 호흡을 채워주면서, 음량은 낮추어 대금과 피리가 이끌어가고, 거문고, 가야금이 여음을 채워준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음향적 균형'에 대한 의견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해금의 소리가 관악기와 현악기의 빈자리를 채워주어야 하므로 '소리가 커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종묘제례악 중 다른 악기가 숨 쉬는 부분을 대금과 해금, 아쟁이 공백을 채워주기도 한다. 

정악을 연주할 때는 낙영(洛瓔)이라고 하는 노리개를 장식하여 연주한다. 과거에는 예의를 위해 손가락을 가리는 목적으로 '천'을 달았으나, 최근에는 그런 예의의 본질과 동시에 장식이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2) 민속 음악
해금은 피리와 함께 민속 음악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민속 음악은 궁중음악이나 풍류 음악과는 다르게, 민간에서 연주되거나 굿판, 사당패에서 연주되었던, 민중을 위한 음악들을 통틀어서 이야기한다. 따라서 해금이 유목민족의 악기라는 유래를 미루어 볼 때, 궁중보다 민간에서 더욱 많이 연주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금은 팔도의 모든 곡을 연주한다. 민속 음악을 지역적으로 분류하면 경기, 영남(강원도,경기도), 서도(황해도,평안도), 남도(전라도)등으로 구분이 되며, 산간지방인 제주도도 포함되는데, 해금은 어느 지방 음악에서나 모두 연주되는 악기이다.
해금의 자유로운 조성의 이동과 선율 표현이 자유롭다는 장점은 정형화된 음정으로 노래를 하지 않았던 강신무들과 만신들이 노래를 쉽게 연주하는데 매우 최적화되었다는 것이 장점이다.


3) 해금 산조
해금 민속 음악의 기본으로 해금 전문 연주자라면 반드시 익혀야 할 장르 중 하나다. 그 이유는 평생 해금을 연주하며 사용할 거의 모든 주법이 산조 안에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승되는 것은 한범수류, 서용석류, 지영희류, 김영재류가 있다.
1960년대부터 지영희와 한범수에 의해 양대산맥이 유지되고 있고, 이후 서용석류, 김영재류가 최근 전승되고 있다.

4) 북한의 해금 산조
1960년대 이전에는 북한에도 전통 해금으로 연주되던 해금 산조가 존재하였으나, 북한은 북한의 악기 개량으로 인해 전통 해금의 모습과 음악이 모두 사라진 상태이다. 그러나 류대복, 리창환과 같은 북한의 해금 음악가들은 악보와 음반자료를 남겨, 그 음악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국내에는 해금연주자 정겨운에 의해서 발굴되고 재연되었다.

5) 대풍류
대풍류는 크게 보았을 때 관악기가 중심이 되어 연주되는 전통 합주곡을 말하며, 삼현 영산회상에서 나온 정악곡과 지영희 명인이 정리한 삼현 대풍류 두 가지를 일컫는다.

따라서 정악에서 연주되는 대풍류는 함령지곡이나 관악영산회상을 이야기하고, 민속악에서 연주되는 대풍류는 무용과 무악에 반주로 사용되었던 취타풍류와 염불풍류의 곡들을 일컫는다.

대풍류의 구성으로는 대금, 피리, 해금, 장구, 좌고가 기본적으로 편성되며, 최근 들어 아쟁을 추가하여 음향적 효과를 높이기도 하였으며, 염불 타령을 연주하는 승무를 반주할 때 징, 제금, 목탁과 함께 연주되기도 한다.

취타 풍류라고 부르는 악곡은 취타-길군악-길타령-염불 타령-삼현 타령-별곡 타령의 순서로 연주된다. 정악곡인 만파정식지곡의 취타와 가락이 같고, 민속악에서 연주되며 시김새와 농현의 표현이 조금 더 강해진다.

염불 타령의 악곡의 순서로 염불 타령 - 반염불 - 삼현 타령 - 느린 허튼타령 - 중 허튼타령 - 자진 허튼타령 - 굿거리 - 자진 굿거리 - 당악 의 순서로 연주된다.

7. 창작 국악에서의 해금

 

한국 음악사에서 국악이 오선보를 수용하기 시작한 것이 100년이 채 되지 않아, 사실 시대적 구분을 하기보다 작곡가별 구분이나, 곡이 지향하는 색깔에 따라 분류를 하기도 한다.

일부 국악인 중에는 "국악에 화성이 필요하지 않다."라거나 "전통적인 주법을 버려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연주자들과 전통지향적 창작곡과 전통적인 것을 수용하되, 보다 발전적이고 실험적인 것을 지향하는 현대지향적 창작곡, 그리고 기존의 주법과 무관하게 영화음악과 같은 상업목적, 혹은 대중을 위한 퓨전 음악 등을 대중적 창작곡으로 분류한다.

이에 해금은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이조와 전조의 간편성과 여러 음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 창작음악계에 많이 쓰이고 있다.

사실 거의 모든 해금 창작곡에 전통적 주법을 쓰지 않을 순 없으므로, 굳이 전통적인 창작곡이라고 정의 내리는 것은 모순이긴 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국악 창작곡을 작곡가별, 시대별로 구분을 하려는 노력을 하다 보니 작곡가마다 전통적 어법을 추구하는 작곡가, 또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것을 추구하는 작곡가들로 구분이 된다.

최초의 창작국악은 1939년 김기수의 '황화만년지곡'이었고, 해금 창작곡으로는 지영희 작곡의 '해금합주곡 삼상곡' 이라고 기록되어있다.

20세기에 주력으로 활동했던 1세대 해금 작곡가로는 지영희, 이성천, 이해식을 시작으로 김영재, 황병기, 전인평, 황의종, 백병동, 이건용, 박범훈이 있다.

서양음악의 화성법과 선율을 전통적 선법이나 장단과 결합하여 작곡된 명곡들이 다수 작곡되었는데, 김대성의 독주곡들이 많고, 다랑쉬, 불노하협주곡 윤회, 다채롭고 화려한 해금의 선율이 인상적인 이정면의 협주곡 활의노래,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주법이 돋보이는 이해식의 곡들 들듬날듬, 깨끗하고 정확한 주법이 필요한 이건용의 곡들도 있다.
또한, 대중을 겨냥한 진짜 우는 해금 소리를 표현한 곡들도 있다. 이준호의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강상구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 등이 그것이다.

2000년대 이후에 들어서서는 현대음악에 대한 어느 정도의 수용이 있기 시작하자, 파격적인 현대곡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강준일의 엇소리,마른비나리, 임준희의 혼불V-시김, 윤혜진의 흐느끼는 낙타, 김성기의 사계절의 노래, 이태원의 줄놀이-어름, 안현정 작곡가의 협주곡 Dance of the moonlight, 박영란의 협주곡 터널의 끝을 향해…. 2등이 있다.

2014년 9월, 외국인 작곡가들의 초연 협주곡이 등장하였는데, 이때 연주된 곡이 도날드 워맥, 토마스 오스본의 협주곡이다. 이들의 곡은 협연자 뿐 아니라 관현악 연주자들에게도 고난이도의 곡이었다.

'Dancing with spirit', Donald Reid Womack 작곡
'Verses', Thomas Osborne 작곡, 2014
Thomas Osborne작곡, 그림자와 춤을, Donald Reid Womack 작곡, 소리
현재도 해금을 위한 창작 활동과 연주자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8. 퓨전 음악에서의 해금

예전에도 국악과 해금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는데 클래식 명곡과 영화음악, 드라마 명곡 등을 연주하는 등의 연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대중가요와 실용 음악 음악가들과 협업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대표적으로 강은일 해금플러스, 꽃별이 대중에게 가장 유명하며 정수년, 김애라, 성의신, 안진성 등이 솔리스트로써 대중적인 음악을 많이 만들었고, 해금이 주인공처럼 자주 쓰이는 실내악 그룹은 슬기둥, The林(그림), 여성국악그룹 다스름, 초콜릿, 프로젝트락, 제비등이 유명하다.

최근 들어서는 실내악의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독보적인 그룹들이 나타났는데 불세출, 잠비나이 등이 그에 속한다.

9. 대중음악 속 해금

 

2000년도 이전에는 장사익의 '찔레꽃', 이상은의 '몽금포타령', 밴드 롤러코스터 2집의 'Love Virus' 같은 음악에서 가끔 들라는 정도였다. 그러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많은 음악가가 여러 장르의 협업을 시도하며, 국악과 서양음악, 국악과 대중음악의 협업 작업이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국악과 대중 음악 간의 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였고, 퓨전국악이라는 말이 상승하기 시작한다.

2002년 당시 소프라노 조수미가 응원주제가로 불렀던 Champions의 중간에 사물놀이와 함께 잠깐 해금 연주가 삽입되기도 하였으며. 2007년에는 SG워너비 4집 앨범 The Sentimental Chord에 주제곡으로 수록되어있는 아리랑에서 해금 소리가 등장이었고, 2008년 국악가수 이안의 노래와 함께 수록 작업된 미인도ost에서도 해금 소리가 들린다.
2010년 드라마 동이에서 한효주가 해금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곡이 바로 천애지아이다.

2010년도에 들어서며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방영되며 가수들은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 여러 장르와 협업을 시도하는데, 국악기도 그중에 포함되었다. 이로 인해 해금은 방송 라이브로 자주 등장하기 시작한다.
2011년 나가수에서 박정현의 나가거든, 2012년 나가수에서 소향의 인연에서 가야금과 해금이 함께 연주, 2014년 불후의 명곡의 홍경민의 홀로 아리랑 무대에서 송소희와 함께 해금연주가 함께 오르기도 하는 등 현재엔 대중음악과 협업이 인기몰이 중이다. 

10. 변형된 해금

1960년대 이래로 다양한 패턴의 창작 국악이 발표되었고, 전통 해금의 연주법과 음색, 표현력만으로는 이를 소화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 연주자들은 전통 해금의 특징과 장점은 그대고 갖고 있으면서도 좀 더 폭넓은 연주가 가능한 해금을 만들기 위해 개량작업에 착수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993년 악기 개량사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총 3차례의 수정작업을 거쳐 현재의 개량 해금을 만들어냈다. 완성된 개량 해금이라고 하기에는 보완해야 할 점들이 아직도 많이 있지만 여러 차례의 실제 연주를 통해 앞으로의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기존의 국악기의 개량사업이 소극적인 개량이었다면 국립국악관현악단은 해금 개량사업에 있어서 악기 구조의 변화와 음색의 변화, 연주법의 변화까지 과감한 시도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창작 음악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던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자들의 필요에 의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난계국악기제작촌에서 국악기 개량 사업 때 가장 먼저 만들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고, 한예종에서 먼저 만들었다고도 하는데, 알려진 바가 정확지 않다.

전통 해금에서 개량된 부분은 크게 세 가지이다. 
① 기존의 명주실에서 과감히 쇠줄로 교체되었다. 
쇠줄을 사용함으로써 명주실을 사용할 때의 약간은 거친듯하면서 날카로웠던 음색이 부드럽고 풍성하게 되었다. 
② 연주법의 변화이다. 
전통 해금은 줄을 안으로 잡아당기면서 음을 만들어내고 농현 등의 효과를 표현하는 역안법을 사용하지만, 이 때문에 정확한 음정을 만들어내는데 어려움이 많았으며 빠르게 선율이 진행하는 경우에는 정확한 음정을 내기 어렵고 어색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부분의 개선을 위해서 경안법을 채택하였다. 즉 줄을 잡아당기지 않고 음정의 거리에 따라 손가락 끝부분으로 넓게 혹은 좁게 짚으면서 음을 만드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 연주법으로 음정을 정확하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③ 울림통을 교체했다. 
나무로만 되었던 울림통에 가죽과 나무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음의 공명과 울림을 증가시켰고 동시에 부드러운 음색의 연주가 가능해졌다. 
④ 기타

활대의 변화, 주아(조임목)의 변화, 개방 현의 사용 등을 말할 수 있다.

개량 해금


이와 같은 개량으로 해금은 다른 악기군과의 앙상블에서 상당히 향상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으며, 국악관현악 전체로 보았을 때는 조금 더 다양한 연주가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통 해금 연주자들이 새로운 연주법에 적응하고 숙련되는 데에는 시간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전통음악의 특징적인 부분, 즉 굵은 농현, 퇴성, 전성 등을 표현하기에는 개량 해금 연주가 아직까지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것은 앞으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연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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