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伽倻琴)
가야금(伽倻琴) 다른 이름으로는 가야고, 가얏고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전통 현악기로, 일본의 고토나 중국의 쟁과 같이 동아시아의 전통 음악에서 널리 쓰이는 현악기이다.
오동나무 통에 명주실로 된 열두 줄을 매어 손가락으로 뜯는 악기이다. 하지만 개량 가야금에서는 18현, 25현, 24현등 줄의 개수를 늘려 사용하기도 한다. 줄풍류를 비롯하여 가곡 반주 · 가야금 산조 · 가야금 병창 등에서 연주된다.
국악에 쓰이는 발현악기 중에서는 거문고와 함께 널리 알려져 있으며, 비교적 배우기 쉽고 주법이 다양해 인기가 좋다.
가야금은 궁중음악과 선비 풍류 음악 연주용 정악 가야금과 산조 및 민속 음악 연주용 산조 가야금 두 가지가 있다. 정악 가야금은 법금(法琴) 또는, 풍류 가야금이라고도 불린다. 정악 가야금과 산조 가야금은 크기와 형태 면에서 차이가 있다. 정악 가야금은 길이 165~170㎝, 너비 30㎝, 현 길이 140㎝ 정도이다. 두꺼운 오동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공명통과 12현, 줄을 받치는 현주할(絃柱) 줄 고정 장치인 양이두(羊耳頭)로 이루어져 있다. 명주실을 꼬아 만든 가야금 줄은 위쪽 좌단과 아래쪽 양이두에 구멍을 뚫어 고정한다. 좌단 뒤쪽에는 줄감개 구실을 하는 돌괘가 있다. 양이두에는 무명실을 꼬아 만든 부들을 끼워 명주실 현을 연결한다. 산조 가야금은 길이 145~150㎝, 너비 21㎝, 현 길이 120㎝ 정도이다. 거문고처럼 밤나무로 만든 뒤판에 오동나무 앞판을 붙여 만든 상자식 공명통에 12현을 걸고 위쪽 좌단과 아래쪽 봉미(鳳尾) 부분에 구멍을 뚫어 고정 시킨다.
가야금의 12현은 맨 아래쪽의 저음부와 고음부의 굵기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악학궤범(樂學軌範)』 시대만 해도 문현, 무현 등의 줄 이름이 있었지만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가야금의 현주는 안족(雁足)이라고 한다.
가야금은 크게 산조 가야금과 정악 가야금의 두 종류로 나눈다.
침향무(沉香舞)를 비롯한 현대 창작 국악에서는 산조 가야금을 많이 쓴다.
1. 부위별 명칭
정악 가야금과 산조 가야금은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1) 정악 가야금
(1) 앞부분
양이두: 정악 가야금의 봉미이다. 양의 귀, 혹은 뿔처럼 생겼다고 해서 양이 두(羊耳頭)라고 한다.
(2) 뒷부분
울림통: 정악 가야금은 오동나무를 통으로 파놓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공명 혈이 굉장히 넓다. 그러나 현재 정악 가야금은 통으로 파서 만들지 않는다.
2) 산조 가야금
(1) 앞부분
① 좌단: 오른손을 올려놓는 곳이다. 흔히 소뼈, 옥 등으로 장식한다.
② 현침: 오른손의 새끼손가락과 맞닿아 있는 곳이다.
③ 안족: 기러기 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안쪽(雁足)이라고 한다. 가야금을 조율할 때면 안족을 옮겨 조율한다. 쉽게 생각해서 브릿지라고 이해하면 된다.
안족 오른쪽이 줄을 뜯고 튕기는 곳이고 안족 왼쪽이 농현, 퇴성 등을 하는 곳이다.
④ 학슬: 학의 무릎처럼 생겼다고 해서 학슬(鶴膝)이라고 한다.
⑤ 줄 뭉텅이: 학슬과 붙었는데 줄이 끊어지면 줄 뭉텅이를 풀어서 돌괘까지 잇는다.
⑥ 부들: 학슬과 연결되었다. 줄을 당길 때면 부들을 잡고 당긴다. 부들이 풀어지면 보기 영 좋지 않으니 항상 예쁘게 묶어 주는 것이 좋다.
⑦ 봉미: ‘봉황의 꼬리처럼 생겼다.’ 하여 봉미(鳳尾)라고 한다. 부들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다.
(2) 뒷부분
① 울림통: 가야금을 뒤집어 보면 중간에 있다. 이곳에서 소리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 악기를 옮길 때 손잡이로도 쓴다.
② 돌괘: 줄이 시작하는 가장 첫 부분. 돌괘를 돌려 미세한 음정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조율할 때는 되도록 안족을 쓴다.
3) 개량 가야금 (25현 가야금)
25현 가야금이나 18현 등 개량 가야금에서는 부들이 없다.
(1) 앞부분
① 좌단: 개량 가야금은 좌단이 뚜껑처럼 되어 열고 닫을 수 있다.
② 핀: 개량 가야금은 부들이 없는 대신 핀으로 조율한다.
③ 돌괘: 개량 가야금의 맨 밑에 있으며 정악, 산조 가야금과 같이 돌려서 음정을 조절하지 않는다. 그냥 줄을 고정하는 용도로 쓰인다.
2. 역사
가야의 전신 변한 지역인 창원 다호리 유적지를 비롯해 영남 여러 지역에서 거문고판과 비슷한 목판 유물이 출토됐는데, 이 현악기를 가야금의 원형으로 추정하는 시각이 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역시 삼국사기. 가야금은 거문고, 향비파와 함께 신라 삼현 중 하나라고 소개한다.
삼국사기에는 가야 가실왕(嘉實王)의 명령을 받아 우륵이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가야 가실왕 때에 중국 악기를 보고 만들었다고 전하지만 그 이전 변한·진한·신라에 가야금과 비슷한 악기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고'라는 이름을 가진 악기가 가야금 원형으로 고대 한국에 있었다는 학설이 있다. 가실왕이 '고'라는 악기에 ‘중국의 쟁(箏)을 본떠서 개작한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가실왕은 우륵(于勒)에게 명하여 ‘하가라도·상가라도·달기·보기·물혜·사물·하기물·사자기·사팔혜·거열·이사·상기물의 12곡을 짓게 했다.’
일부 학자들은 고고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가야금의 등장을 3세기나 기원전 1세기까지도 추정한다.
많은 사람이 우륵이 가야금을 제작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어떤 기록에도 우륵이 가야금을 직접 제작했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가야금은 가야의 임금 가실왕이 ‘중국의 쟁’을 본 따 제작했고, 우륵은 가실왕의 명을 받들어 '가야금곡'을 작곡한 사람이다.
임금이 지방을 돌아보다가 낭성(娘城)에 묵으며, 우륵(于勒)과 그의 제자 이문(尼文)이 음악을 잘한다는 말을 듣고 그들을 특별히 불렀다. 임금이 하림궁(河臨宮)에 머무르며 악기를 연주하게 하니, 두 사람이 각기 새로운 노래를 지어 연주하였고, 이보다 앞서 가야국 가실왕(嘉悉王)이 열두 달의 음률을 본떠 십이현금(十二弦琴)을 만들고 난 후 우륵에게 명령하여 악곡을 만들게 했다.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우륵은 악기를 가지고 신라에 귀순하였기에, 그 악기의 이름을 가야금(加耶琴)이라 하였다.
『삼국사기』 제4권 신라본기 제4 진흥왕 편을 보면 ‘가야금이 비록 쟁의 제도와 조금 다르기는 하나 거의 그것과 유사하다.’라고 쓰여있다
그러나 국립국악원의 연구에 따르면 가야금은 가실왕이 중국의 ‘쟁’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중국 역사서 ‘정사 삼국지’에 변진(弁辰)의 현악기가 기록되어 있고, 가야금 등장 이전 사람인 물계자와 백결선생이 금(琴)을 뜯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가야금 등장 이전 시대 양식의 신라 토우(土偶) 중 가야금과 비슷한 악기를 타는 모습이 있다. 그래서 가야금은 기존부터 있던 한민족 고유의 현악기를 가실왕 때 중국의 쟁을 참고하여 발전시켰을 뿐, 중국의 쟁을 본 따 만든 것이 아니라고 본다.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가야가 망하자 우륵은 가야금을 들고 신라에 귀순하여 당시 왕인 진흥왕에게 받아달라고 했다. 가야의 음악은 나라를 망하게 한 음악이라 하여 망국지음(亡國之音)이라고 신하들이 극구 반대했으나, 진흥왕은 "가야가 망한 것은 가야 왕이 음란해서 그렇지 음악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우륵에게 집과 땅을 주어가며 편히 살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 후 법지, 만덕, 계고를 보내서 우륵의 제자가 되게 하였다. 그들은 우륵의 가야금곡 11곡을 "음악이 번잡하고 음탕하다."라고 말하면서 5곡으로 뜯어고치는 무레를 저질렀다. 우륵은 처음엔 화를 냈지만 다 듣고는 "즐겁지만 난잡하지 않고(樂而不流) 슬프지만 비통하지 않다(哀而不悲)." 하면서 칭찬했다고 전해지다. 이 곡들을 연주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악기가 정악 가야금. 산조 가야금이라 전해진다. 다만, 정확히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조선 후기 민속악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가야금 산조가 발달하자 그것에 맞게 정악 가야금을 개량했다고 학설이 주를 이룬다.
현대 가야금의 원류가 되는 신라 시대 가야금이 일본의 정창원에 한 기가 보존되어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 악기를 '신라금(新羅琴, 시라기고토)'이라 부른다.
이렇게 가야금은 가야를 정복한 신라를 거쳐 현재에까지 이어졌다. 정작 신라에서도 ‘신라금’‘신라 금’이라는 조금 다른 신라의 금(琴)이었었으나 가야금만 쭉 현대까지 이어짐은 얄궂은 일이다. 삼국시대 내내 비교적 존재감이 약한 가야였지만 국악계에서는 독보적인 영향을 남긴 셈이 되었다.
동아시아 전통 발현악기 중에는 가야금과 비슷하게 생긴 것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가야금의 안족 역할에 해당하는 부품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는 해당 악기들이 쟁의 영향을 받았거나, 또는 ‘쟁’에서 발전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전자 가야금도 나와 있다.
3. 악기를 고르는 법
1) 직접 악기사에서 구매
혼자 악기사에서 구매할 경우 소리는 들어볼 수 있지만, 섬세한 소리의 차이는 웬만한 음감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알아차리기 힘들고 악기 판매자가 저가 악기를 고가 악기로 속일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잘 아는 사람이나 전공자의 도움을 받는 그것이 좋다.
2) 중고 악기 구매
이 방법은 악기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사람만이 가능하다. 모든 오동나무를 쓰는 악기는 기본적인 재질의 한계로 인해 '소모품'이다. 즉, 중고품 가격이 바이올린과는 달리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만큼 악기의 소리가 쉽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판이 두껍고 좋으며 관리를 잘 한 가야금이라면 소리가 10년 이상 아름답게 유지되지만, 대부분의 악기가 3년이면 소리가 예전만 못해진다. 특히 명주실을 쓴다면 합성섬유가 아닌 자연섬유이므로 자주 사용할수록 금방 닳는다. 따라서 중고로 악기를 사려면 악기 소리를 듣고 좋고 나쁨을 판별할 만한 귀가 있어야 한다.
꼼꼼히 잘 살펴보면 새 악기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악기가 적당한 데 올라오기도 하므로 잘 골라보자. 잘 모른다면 중고 악기는 최대한 신품에 가까운 악기를 사야 한다. 물론 새것에 가까운 악기라도, 울림통 상판이 갈라진 악기는 절대 안 된다. 판매자에게 많은 사진을 요구하고, 가능한 한 직거래를 시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중요한 점은, 악기의 가격이 2배 비싸다고 해서 소리가 엄청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미묘하게 소리가 커지고, 음색이 풍부해지고, 여음이 길어지는 정도다.
가야금은 수명이 10년 남짓한 소모품이지만, 판을 얇게 만드는 악기사가 늘어나면서 악기의 수명을 그보다 더 짧게 보기도 한다. 그러나 습도와 온도를 잘 관리해주고, 악기장이 좋은 목재로 정성을 들여 만든 악기는 30년을 가기도 한다.
4. 현을 고르는 법
현을 고르는 것도 중요한데, 크게 합성 섬유 줄과 명주실로 나뉜다.
합성 섬유 줄(폴리에스터)은 농현을 할 적에 명주실과 감각이 크게 다르고, 음색이 국악계가 추구하는 특유의 성음과 멀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음량이 많고 관리를 하지 않아도 거의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이에 비해 명주실은 가야금 고유의 음색을 느낄 수 있지만 잘 끊어지고 대체로 가격이 비싸며 관리하기도 어렵다.
명주실도 크게 보면 두 가지 종류가 있다.
1) 일반적인 비단으로 사용되는 얇은 명주 원사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명주 현이 많이 들어가므로 강성은 높으나 농현은 힘들다, 대신 가격이 저렴해진다. 일반 명주실로 판매되는 명주실이 이것이다.
2) 악기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두꺼운 명주 원사를 성글게 꼬아놓은 것이다. 농현이 잘 되어 여성 연주자들이 좋아하지만, 값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개인용 악기를 사고 계속 사용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명주실 가야금을 써야 하므로 처음부터 명주실 악기를 사고 관리 방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 합성 섬유 줄 악기는 주로 학교나 학원에서 강습용으로 쓰인다. 단, 17현 이상인 가야금은 현의 얇기를 줄일 수 있는 한계가 있어 명주실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정설이다.
5. 구조
1) 정악 가야금은 160cm 정도 되는 몸통 위에 현 12줄을 가로로 얹고 기러기발(안족)로 받친 형태이다. 몸통은 오동나무를 통으로 파서 만든다. 연주자의 몸에 가까운 곳의 현이 가장 가늘고 아래로 갈수록 굵어진다. 조율은 기러기발을 좌우로 옮기거나 오른쪽 아래에 있는 '돌괘(줄감개)'를 돌려 현의 팽팽한 정도로 조정된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의 업체가 악기를 조립해서 만들기 때문에, 현재 통을 파서 정악 가야금을 만드는 악기사는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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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조 가야금은 나무 하나를 통으로 파서 만든 정악 가야금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앞판과 뒤판을 연결하여 속이 빈 형태로 만들었으며, 가장 큰 외형의 차이로는 양이두가 없어지고 양이두가 있던 자리에 봉미가 자리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앞판은 오동나무를 쓰며, 뒤판은 보통 밤나무를 이용한다. 저가의 악기일 때 뒤판에 얼마 스타나 소나무를 사용하기도 한다. 높이는 대략 145cm이며, 가로 폭 또한 정악 가야금에 비해 좁다.
산조 가야금은 산조 또는 민요, 시나위 합주에 쓰기 편하도록 줄 사이가 좁고 길이도 짧게 만든 가야금이다
6. 거문고와의 차이
일반인들은 가야금과 거문고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잠시 소개하자면, 거문고와 가야금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1) 줄 수: 가야금 12줄, 거문고 6줄이고, 줄의 굵기는 거문고가 훨씬 굵다.
2) 브릿지 형태: 가야금은 줄 하나에 안족이 하나씩 있는 반면, 거문고는 줄 3개는 가야금과 비슷한 형태로, 나머지 3개는 기타 플랫과 비슷한데 훨씬 높이가 높은 형태이다.
3) 주법: 맨손으로 타는 가야금과 다르게 거문고는 '술대'라는 대나무 막대기로 탄다. 술대는 기타의 피크와 같은 역할을 한다.
4) 악기 길이: 산조 가야금과 거문고를 비교하면 거문고가 크다.
5) 안쪽에 바르는 것: 거문고는 줄이 더 부드럽게 움직이라고 양초를 칠하지만
가야금은 줄이 움직이지 말라고 송진을 칠한다.
6) 악기의 특성: 거문고가 투박하고 묵직한 베이스 역할이라면, 가야금은 섬세하고 여린 기타와 비슷하다. 주법 면에서도 거문고는 힘 있게 연주하고 가야금은 부드럽게 연주하는 방식이 많다. 가야금이 여자라면 거문고는 남자라고 비유하거나 한반도의 남부와 북부를 대표하는 악기들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7. 조율
조율법은 연주할 곡에 따라 다르다. 아래 조율법은 연주자의 몸 바깥쪽, 즉 낮은 현이 왼쪽이다.
(1) 정악 가야금
평조 조율: 수연장지곡, 송구여지곡, 유초신지곡, 천년만세의 양청도드리와 우조 가락 도드리, 수요남극
㣴 㣖 㣡 㣩 僙 㑀 㑖 㑣 㑲 黃 太 仲
계면조 조율: 군악을 제외한 중광지곡, 천년만세의 계면가락 도드리 등
㣴 㣖 㣡 㣩 僙 僙 㑖 㑣 㒇 黃 太 仲
영산회상의 군악 조율
㣴 㣖 㣡 㣩 㣮 㑀 㑬 㑣 㑲 黃 太 仲
타령이 끝난 후 바로 군악으로 넘어갈 때는 군악 2장쯤에서 오른손으로는 곡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왼손으로 안족을 옮겨 다시 조율한다. 미리 안족이 움직일 공간이 있도록 조율해 둬야 하며, 그와 동시에 오른손 연주를 틀리지 않으면서 왼손으로는 정확한 위치로 안족을 옮길 수 있는 섬세함과 민첩함이 요구된다.
만파 정식 지곡
㣴 㣖 㣩 㣮 僙 㑀 㑬 㑣 㑲 黃 太 仲
(2) 산조 가야금[편집]
악곡마다 조율법이 따로 있는 창작국악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㣴 㣡 㣩 僙 㑀 㑖 㑣 㑲 黃 太 仲 林
산조 가야금의 구음은 유파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표적으로 고 김죽파 선생이 사용하신 구음은 다음과 같다(참고 자료).
(저음, 아래쪽 줄부터) 청 흥 둥 당 동 징 땅 지 찡 칭 쫑 쨍
저 구음들 하나하나는 각 줄을 지칭하는 것으로, 줄을 눌러서 소리를 올리거나 하는 경우도 구음이 바뀌지 않는다. 대신 구음을 내는 사람이 음정을 올려 소리 내는 식. 만약 농현이 있는 곳이라면 역시 구음 내는 사람이 소리를 내면서 바이브레이션을 섞는다. 이런 식으로 구음을 하다 보면 가야금 산조는 한바탕 노래가 된다!!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레솔라 레미솔라시 레미솔라' 이다.
7.3. 25현 가야금
보통 연주하는 곡에 따라 조율이 바뀐다. 다장조 기준으로 조율하면
E-F-G-A-B-C-D-E-F-G-A-B-C-D-E-F-G-A-B-C-D-E-F-G-A
8. 연주법
편하게 가부좌를 틀고 앉고 가느다란 현 쪽이 몸 쪽으로 오게 하여 악기의 오른쪽 끝을 무릎에 얹는다. 이후는 두 악기가 조금 다른데, 정악 가야금은 오른쪽에 현이 받쳐져 있는 튀어나온 부분에 오른손 소지를 얹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현을 밀어내어 타며, 산조 가야금 또한 현침에 새끼손가락을 대고 손가락으로 현을 뜯으며 탄다. 왼손으로는 안족 왼쪽의 현을 다룬다.
1) 주법과 부호
(1) 정악 가야금
일반적 주법: 현침에 소지(새끼손가락)를 대고 식지(둘째 손가락, 검지)로 현을 바깥에서 안으로 밀어서 탄다.
① ㅡ: 무지로 현을 안에서 바깥으로 미는 표시. 손목을 들어 손을 세워주고, 식지로는 한 현 건너 현을 지지한다.
② ㅣ: 장지로 현을 바깥에서 안쪽으로 미는 표시. 주로 저음에서 많이 사용된다.
③ ○: 무지와 식지로 고리를 만든 다음 식지 손톱으로 현을 튕겨 내는 표시다. 이때 타고자 하는 현의 안쪽(몸 쪽)(몸쪽) 현을 엄지로 살짝 눌러야 소리가 잘 난다.
④ 8: 중지, 장지, 식지, 소지를 모두 무지로 받치고 소지부터 차례로 같은 현을 박자에 맞게 튕겨주는 표시. 괄호 안이 한 정간이라고 하면 (소지 명지) - (장지) - (식지)의 순. 수연 장지곡 1장에 나오기 때문에 정악 가야금을 배우다 보면 이 주법이 많이 익숙해진다.
⑤ 슬기둥: 해당 음의 한 옥타브 아래 음보다 한 음 위 음을 식지로 한 박 연주해 중 다음, 두 번째 박에서 해당 음의 한 옥타브 아래 음을 장지로, 해당 음을 중지로 동시에 '두둥' 하고 연주한다. 옥타브 아래 음이 없는 경우는 쓰이지 않지만 㣩에서는 예외적으로 한 옥타브 아래 음 대신 가장 아랫줄과 그 윗줄을 사용해서 쓰인다. 악보상 부호는 ㄱ.
⑥ 추성: 악보상 부호는 扌(재방변). 해당 음을 뜯은 후 왼손으로 현을 눌러 음을 높여준다.
⑦ 싸랭: 악보상 부호는 ㅋ. 해당 음의 한 옥타브 아래 음을 식지로, 해당 음을 무지로 동시에 '두둥' 하고 연주해 준다.
⑧ 전성: 악보상 부호는 专자의 축약형. 음을 연주한 후 왼손으로 안족 왼쪽 부분을 가볍게 누르면서 음을 굴려준다.
⑨ 퇴성: 악보상 부호는 艮자의 축약형. 해당 음을 뜯은 후 왼손 무지 아래쪽과 식지로 현의 안족 왼쪽 부분을 껴쥐고 오른쪽으로 밀면서 음을 낮춰준다.
⑩ 뜰: 악보상 부호는 V. 주로 무지로 현을 민 후 다시 손톱을 이용해서 뒤로 튕긴다.
⑪ 뜰동: 악보상 부호는 マ. 왼손은 퇴성 하듯이 현의 안족 왼쪽 부분을 껴 쥔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현을 뜯음과 동시에 왼손 손목의 탄력을 이용하여 왼손 소지로 현을 탄력 있게 눌러준다. 뜰동 다음에는 ○ 주법을 연이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2) 산조 가야금
일반적 주법: 정악 가야금에서와 같이 현침에 소지를 대고 식지, 중지, 약지(2, 3, 4번 손가락)를 순서대로 줄에 올려놓은 뒤, 엄지를 식지 관절에다가 가볍게 붙인다. 이때 손 모양은 손안에 메추리 알이나 탁구공이 들어있는 듯한 느낌으로 손 전체를 둥글게 하고 식지에 줄을 걸어 현침에 붙이고 있는 소지를 피벗으로 삼아 줄을 뜯는다.
(3) 오른손 주법 기호.
① ○: 정악과 같다. 식지로 줄을 튕긴다.
② 8: 연 튕김 주법. 정악과는 다르게 약지는 사용하지 않으며, 튕길 때의 준비 자세에서 중지만 추가로 중지를 식지 뒤에다가 붙인다. 5선 보로 채보된 가야금 산조 악보에서 자진모리장단, 휘모리장단을 보면 33 잇단음표 머리 위로 2 8 ○ 2 8 ○ 2 8 ○ 2, 8 ○ 하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도 있다.
③ 1: 엄지로 줄을 뜯는다. 정악에서는 손목을 세우고 엄지로 줄을 밀었다면, 산조에서는 기본자세에서 식지에 붙어있던 엄지를 뜯고자 하는 줄에다가 걸고 본래 있던 식지 관절 쪽에다가 도로 붙이면서 줄을 뜯는다.
④ 2-1: 식지와 검지로 집어서 두 음을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주법.
⑤ 3-1: 중지와 검지로 집어서 두 음을 연속적으로 낸다. 주로 옥타브 관계에 있는 줄들을 이렇게 연주하며, 주법은 2-1과 유사하다.
⑥ ↓: 한 줄 아래의 줄을 눌러서 소리를 낸다.
⑦ ↑: 눌러서 소리를 내다가 다시 제자리 줄로 돌아온다.
(4) 왼손 주법 기호.
① 전성: 악보 위 부호는专 주법은 정악과 같다. 왼손으로 줄을 가볍게 굴러준다.
② 농현: 악보상 부호는 물결무늬. 서양 음악의 비브라토에 해당한다. 농현의 굵고 가늘고 빠르고 느리고에 따라서 물결의 굵기, 빈도가 달라진다.
③ ㅡ: 왼손 엄지로 줄을 누르거나 농현 하거나 할 때 왼손 기호와 함께 쓰인다.
④ 들기, 흘리기: 줄을 뜯고서 왼손으로 줄을 눌러준다거나 누르고 있던 왼손을 슬며시 빼서 음정을 올려주거나 내려준다. 서양 음악의 글리산도나 포르타멘토랑 비슷하다.
⑤ 산조 가야금에서는 뜰 동과 퇴성을 보통 사용하지 않는다.
⑥ 2-2: 보통 붙어있는 줄을 이 주법을 사용하는데, 2번 손가락으로 밀듯이 밑에 줄로 당기면 된다.
9. 악곡
(1) 정악
가야금은 역사는 오래되었으나 주로 풍류 악곡에 자주 편성되었고, 궁중의 제례와 연례 음악에는 사용되지 않았으나, 최근 몇 년간 국립국악원 정악단에서 종묘제례악에 가야금, 거문고 등의 현악기를 재편성하여 연주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유초신지곡, 도드리같은 대형 관현악에 편성되며, 중광지곡 천년만세 등 세악 편성 단잡이로도 편성된다. 취타에도 편성되는데 현악기 중심인 수요 남극, 관현악 만파 정식 지곡은 서로 조율과 선율이 조금씩 다르다. 자진한잎은 원래 관악 합주이지만, 자진 한 잎의 원곡인 가곡 중 남창 우조두거의 악보를 이용하여 가야금이 편성된 경풍년이나 염양춘 등이 나타난다.
사실 이렇듯 자진한잎의 원형인 가곡의 선율을 조에 맞춰 옮겨 타면 음악이 만들어지듯, 다른 악곡의 원형을 연구하다 보면, 가야금과 거문고도 모든 정악 곡에서 편성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현재까지도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주축 아래로 정악 가야금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취하고 있다.
민요나 판소리의 더늠을 부르면서 동시에 가야금을 뜯는 가야금 병창도 유명하며, 시나위에서도 가야금을 곧잘 편성한다.
(2) 창작 국악
1) 전통 가야금(12현)
황병기를 필두로 가야금 연주곡에 대한 창작 활동이 1960년대 이후 이뤄지기 시작했다. 황병기의 가야금 독주곡 '숲'이 1963년에 작곡되었는데, 당시 비평가들에겐 좀 과장해서 허튼 것을 들고 왔다는 취급을 받았다. 19세기 말 처음 산조가 나왔을 때도 기존에 음악 좀 하신다는 양반분들로부터 해괴망측한 '허튼(散) 소리(調)'라 평가받았던 그것과 서양에서 처음 왈츠가 나왔을 때도 선정적인 춤으로 취급받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조건 없는 배타성은 일반적인 것 같다.
황병기 작곡 가야금곡 목록: 숲(1963), 가을(1963), 석류집(1965), 봄(1967), 가라도(1967), 침향무(1974), 미궁(1975), 비단길(1977), 아이보개(1977) 전설(1979), 산운(1979), 영목(1979), 밤의 소리(1985), 남도환상곡(1987), 하마단(2000), 춘설(1991), 시계탑(1999), 달하노피곰(1996). 춘설, 시계탑, 달하노피곰은 18현 가야금을 위한 작품이다.
2) 기타: 황의종 작곡 은하수, 강마을(17현 or 18현 가야금과 대금의 이중주곡), 최진 작곡 풀잎, 백성기 작곡 무지개 등
3) 25현 가야금: 김계옥 작곡 25현 가야금 협주곡 ‘아리랑’(2018)
10. 기타
한국어에서는 가야금이나 거문고의 존재 때문에 현악기를 손으로 퉁겨서 소리를 내는 것을 '뜯는다' 또는 '타다‘ '타다 ‘라고 표현하는 용법이 정착되었다. 옛 소설에서"가야금을 뜯었다." 혹은 "거문고를 탔다." 하는 문구가 나오기도 한다. '뜯었다'라고 해서 분해했다는 뜻이 아닌, 거문고나 가야금을 연주한다는 뜻이다.
퓨전 국악을 지향하는 가야금 연주자들이 대중음악을 가야금으로 커버하는 경우가 많고, 전통 국악계에서도 새로운 시도 차원에서 받아들이는 듯하다.
대중적인 팝송은 물론이고 로큰롤 같은 테크닉을 요구하는 장르의 음악을 커버하는 가야금 연주자들도 있다. AC/DC의 'Back in Black'이나 지미 헨드릭스의 'Voodoo Child'처럼. 서양인들에겐 생전 처음 보는 악기가 특이한 음색으로 기타 연주를 커버하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가야금은 맨손으로 타는 악기인 만큼 기타처럼 손가락에 부담이 크다. 가야금을 탄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은 손가락이 무척 아프다고 느낀다. 무지와 식지에 피가 나는 것은 감수해야 하며, 손가락에 줄이 닿는 곳 근처가 퉁퉁 붓고 물집이 나는 일이 아주 흔하다. 그래서 가야금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손가락에 붙일 일회용 밴드를 소지하고 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잘 참고 나면 훈장처럼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인다. 처음 배울 때 줄이 걸리는 자리를 제대로 잡아 굳은살이 그 자리에 잘 배겨놓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배우면서 저 과정을 되풀이해야 하는 어려움을 보게 된다. 참고로 법금이 산조 가야금보다 줄도 굵고 장력도 강해서 굳은살 배기는 것이 비교적 더 고통스럽다.
가야금은 동아시아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 롱 지터(long zither)류의 전통악기 중 하나이다. 중국의 정(쟁筝), 일본의 고토(琴), 베트남의 단트란(檀筝), 몽골의 야탁(yatag)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거문고의 소리가 꿋꿋하고 아정한 데 비하여 가야금 소리는 부드럽고 감정적이며 아름답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악기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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